여기 한 남자가 있다.
추남이다.
못 생겼다.
숙명적인 모쏠이며, 그 어떤 여자에게도 사랑 받지 못했다.
웃어준 여자에게 고백했다가 치욕적으로 차이기도 했다.
그 외모때문에 괴롭힘도 당했다.
성형외과에 가봤지만 무려 원장이, 도무지 견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파멸적인 외모다.
말 그대로 성격과는 별개로 외모에 한해서는 그 어떤 희망도 없다.
이후 이 남자의 미래는 어떨까?
요즘 잘 나가는 웹소설 작법이라면 단언컨데, 이 남자는 죽는다. 그리고 존잘남으로 환생한다. 왜 환생이냐? 말했듯이 성형이 무의미한 외모니까.
그리고 존잘남으로서, 그간 자길 괴롭힌 남자는 조지고, 자길 걷어찬 여자는 반대로 걷어찬다. 존잘이기 때문에 추남일때와 똑같은 말, 똑같은 행동을 해도 좋게 받아들여진다. 개인방송을 하면 알아서 여자시청자들이 도네를 해줘서 순식간에 인기방송인이 되고, 뭘해도 잘되는 편한 인생을 산다.
노력없이, 시련없이, 쉽게 사는 인생. 거기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독자들이 원하는 사이다이다.
하지만 이 남자는 아니다. 절망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노력’을 한다. 못생긴 외모는 적어도 남을 웃길때 빛을 발했다는 것을 떠올린다. 남자는 자신의 그 못생긴 얼굴을 보며 ‘얼굴천재’라고 한다. 내가 이 작품에서 전율한 장면이다.
누구라도 절망할 조건에서 장점을 발견해 노력으로 갈고 닦는다. 옛 소년만화에서나 나올 장면이지만 열혈이 아니다. 오히려 힐링에 가깝다. 하지만 주인공의 노력이 빛을 발할때 기쁨을 느낀다. 근본이 다른 대리만족이다. 아니, 오히려 대리만족이란 것은 원래 이게 근본이었다. 노력의 성취말이다.
어떤 직업이 쉽겠냐마는, 코미디언이란 직업은 인간의 근본을 다루는 직업이다. 웃음. 그걸 끌어내기 위한 것은 사실 노력보다는 ‘선천적’ 센스에 가깝다. 남자는 그 외모때문에 평생 남의 ‘눈치’를 봐야했기에 그 센스를 ‘후천적’으로 만들어냈다.
노력이 보상받고 잘 나간다. 하지만 결코 초심을 잃지 않는다.
존잘남으로 다시 태어나 존잘녀들에게 대쉬받고 사는 새로운 인생이 아니기에, 오히려 고백과 짝사랑을 모조리 실패했던 과거를 그대로 지니고 있기에, ‘예쁜’여자는 여자로 느끼지도 못한다.
글로 공부한 연애지식에 의거해 분명한 그린라이트임을 느끼자 '미녀가 내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몰카를 간파하는 인간이다.
이쯤되면 예쁜 여자와 잘되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잘되었을때 말해주고 싶다.
“니가 행복해지길 원했지만 이 정도로 행복해지길 원했던 건 아니야.”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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