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제가 이번에 추천드릴 글은 굉장히 오래전에 완결된 작품입니다. 또 우리가 접하는 판타지 장르와는 아주 많이 동떨어져 있습니다.
제목은 시간의 발자국입니다.
기본 줄거리는 과잉 기억 증후군(살면서 보고 경험한 모든 일들을 잊지 못하는 병)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아들의 잃어버리고 자식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입니다.
주인공이 안타깝게도 아들을 잃어버리는 순간만은 평생의 저장된 기억중 유일하게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인을 통해 얻은 제한된 과거 회귀 시계를 통해 조금씩 단서를 찾아내고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을 정말 숨막히게 풀어나가는 글입니다.
일단 이글이 우울하고 어둡고 긴장감이 넘치는 이유는 첫째로 주인공이 앓고 있는 병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공부한 내용만 머리에 그대로 암기가 되면 정말 좋을텐데, 주인공은 모든 기억이 온전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20년전 부모님이 돌아가신 일들이 바로 어제일같이 느껴지고, 10년전 아내가 죽은것도 똑같이 10년 내내 주인공을 괴롭게 합니다.(주인공이 실제로 겪은건 아니고, 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실제 증상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주인공은 평생을 거쳐 켜켜이 쌓아온 기억속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소중한 자녀를 잃어버리자 그 우울감과 비관이 정말 압도적입니다.
두번째로는 이 글의 판타지적 요소인 ‘제한된 시간회귀 시계’ 때문입니다. 주인공이 본격적으로 아들을 찾기 시작하게 된 계기가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보다 못한 지인이 건네준 이 장치 때문인데 이게 정말 사람 심장 아프게 합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원하는 시간대 혹은 장소에서 마음껏 단서를 찾지 못하고 아무 쓸데 없는 장면만 보게된다거나 혹은 아슬아슬하게 중요 장면을 놓친다던가 말이죠.
세번째는 작가님의 글솜씨 때문입니다. 저는 굉장히 감수성이 풍부해서 감정소모를 일으키는 멜로, 드라마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감동 혹은 유쾌, 상쾌, 통쾌를 선호하는데 이 글은 7년전에 추천글 보고 딱 한편 읽었는데 벗어날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후유증이 조금 심했어요. 이입이 너무 잘되고 이야기가 현실처럼 느껴져서 덮쳐오는 우울과 솟아나는 소름에 버티느라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이 3가지가 시간의 발자국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무거운 글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절대 안 읽으실수도...
아 그리고 정말 재미 있습니다. 재미 없으면 저도 못 버텼을건데, 재미있고 뒷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결국 괴로워하면서 끝까지 따라가는 그런 글이에요.
일단 판타지적 요소가 있지만 숨 막히는 추리소설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은 글입니다. 무료에 3권 분량입니다.
찬성: 
반대: 
Unknow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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