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당장 나이가 15년, 아니 10년 차이만 나더라도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며 호소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죠.
그렇다면 1000년이 지나면 어떨까요?
1. 줄거리
엘프가 나노 정령과 레일건을 쓰고, 세계수는 결계 생성기이며, 기사는 폭발하는 검을 사용합니다. 마력으로 구동되는 태블릿과 통역기도 있네요.
요컨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판타지 세계보다는, 오히려 현대쪽에 가깝습니다. 엘프가 활 쏘는 구닥다리 세계에 갇힌 사람은 한 명뿐이죠.
주인공, 용사입니다.
으레 그렇듯 용사는 마왕을 잡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삐끗하고 말죠. 마왕을 봉인시키려다, 자신까지 봉인 마법에 빨려들어 가는 겁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릅니다.
용사는 어느날 봉인에서 풀려납니다. 이상한 막대기(총)를 들고 설치는 불량배 두 명을 단숨에 죽이고, 목숨만은 살려달라는 여자에게 물어봤더니 웬걸. 천 년이 흘렀다네요.
마왕을 잡은 포상을 줘야할 제국은 600년 전에 망했고요. 하늘엔 요상하게 생긴 것들이 날아다니고, 말도 없는 주제에 마차가 몇배는 빠르게 달립니다.
용사는 과연 자기가 알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2. 이 소설의 장점
흔한 중세 판타지 세계관에 천 년의 세월이 흐른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제법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노친네 주인공이 ‘나때는 말이야.’를 외치며 꼰대질을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요소입니다.
캐릭터가 좋습니다. 주고받는 대화가 톡톡 튀어요. 특히 주인공에게 현대 문명의 무서움을 알려주는 가출한 공작가 딸과 주인공의 티키타카가 좋았습니다.
3. 이 소설의 단점
캐릭터간의 대화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선호하는 부류지만, 이런 주고받는 대화를 싫어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만담류를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한 번 고민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미천한 필력이나마 작가님께 폐가 되지 않았기를 바라며 추천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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