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전전하는 거지, 어느 날 자신과 똑 닮은 왕자와 마주치게 되고 왕자는 거지에게 옷을 바꿔 입고 자신 행세를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그 왕자는 매우 싸가지가 없는 망나니고
그 거지는 제법 능력이 있는데다가 상식인이고 왠지 모르게 출생의 비밀이 있을 것만 같은 걸 제외하면 뭐, 네. 그 유명한 ‘왕자와 거지’이야기의 도입부죠.
그런데 여기서부터 빠른 전개가 펼쳐집니다. 거지 소년은 바로 왕자 암살 사건을 마주하게 되고 망나니 왕자는 왕족 사칭죄로 즉결처분을 당해버리죠. 주인공인 거지는 초반에는 도망쳐서 제 한 몸 보전할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저렇게 얽히고 설키는 와중에 조금 더 큰 꿈을 꾸게 됩니다.
고전에서 따온 것 같은 시작이지만 대체로 설득력 있는 중세 판타지의 모습과 빠르고 경쾌한 스토리 전개, 치사량만큼은 아닌 적절한 사이다를 제공하는 이 이야기는 흡입력이 좋고 거지 출신임에도 인성이 좋아 친해지고 싶은 느낌의 주인공을 잘 내세워 다음 편을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좋은 필력과 무난한 설정, 탄탄한 전개를 바탕으로 이어지는 거지 소년의 왕 도전기,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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