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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빙의자들을 비웃다.

작성자
Lv.35 킁킁.
작성
21.02.04 18:51
조회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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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웹소설 > 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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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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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에 매일같이 범람하는 장르가 있다.


빙의, 그리고 아카데미.


이 두 가지는 각기 따로 쓰여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이지만 두 장르가 결합한다면 무엇보다 큰 시너지를 낸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사례에서 이 왕도를 찾아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소설 속 흑막이 되련다’ 역시 아카데미와 빙의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왕도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정형화된 포지션의 히로인과 넘쳐나는 여캐릭들, 주인공에게 호의적인 수많은 조력자.

끝없이 쌓여가는 오해와 착각, 둔감한 주인공, 결국 하렘.

그래서 최종 보스는 언제 잡으러 가는지 궁금해지는 거기서 거기인 캐빨물.


이 뻔하디 뻔한 망상에 지쳐버려 가차없이 뒤로가기를 누르는 독자들에게 잠시만 기다려보라고 감히 말해보겠다.



주인공은 흔히 상정할 수 있는 현대인이다. 그리고 충분히 상식적이며, 꽤나 치밀하고, 놀라울 정도로 계획적이다.


대부분의 빙의물과 다른 점은 주인공이 빙의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특정한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오로지 자신의 선택으로 소설 속에 들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바로 이 차이 하나에서 기존의 거의 모든 소설과 차별되는 특이점이 발생하게 된다.



주인공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혼란스러워하지 않으며,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려고 애쓰지도 않고, 결국 감화되어 허구의 캐릭터와 사랑을 하게 될 일 역시 더더욱 없다.


그저 이 ‘소설’을 클리어하고 얻게 될 보상만을 위하여, 최고의 효율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그는 모든 걸 계획했다.


빙의 첫날 인간으로서는 감히 선택하기 어려운 행위를 하며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수명을 수십년씩 바쳐가며 계획을 위한 준비물들을 쌓아간다.

원작의 주인공에게 목줄을 채우고, 각자의 시련으로 고뇌하는 자들을 악마의 속삭임으로 유혹해 그들의 모든 것을 취한다.


그는 이 모든 행동을 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도, 결코 상대를 기만하지도 않은 채, 오로지 ‘맹약’으로 정당한 대가와 책임을 지고 간다.



그럼에도 계획 자체는 순탄하지 않다.

이 세계에는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속이 모조리 꿰뚫려 단칼에 목이 베일 괴물이 존재하며, 원작의 주인공을 둘러싼 우연을 가장한 불합리가 만연하다.


보통 이런 소설의 특성 상 독자는 주인공의 철저한 계획이 방해받거나 아주 사소한 일에 의해 어그러졌을때, 그리고 그로 인한 난관을 헤쳐나갈 때 재미를 느낀다.



그런 거 없다.


어떤 나비효과가 발생하던, 소모되어 사라질 캐릭터가 어떤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던, 이는 모두 주인공이 상정한 것 내의 변수이며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가를 내어주며 계획의 궤도 위로 되돌린다. 그 과정에서 잃거나 빼앗은 것 역시 ‘맹약’에 의해 결국 제자리를 찾을 뿐이다.



작품 외적으로 이야기해 보자면, 솔직히 읽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작가님이 더 많은 것을 담고 싶어하며, 그 의지가 느껴지고, 주인공의 입을 빌려 견지되는 철학에 충분한 고뇌로 어울려주어야할 독자의 역할 역시 상당하다.


유쾌한 아카데미를 기대하고 찾아온 독자라면 쉽게 포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는 있다.


이 짧고 미숙한 추천글로는 그 매력을 모두 담아낼 수 없기에 가타부타 이야기 하지는 않겠다.


개인적으로 도입부의 에피소드에서 머리를 강타하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으며 가장 최근 마무리된 에피소드에서 이 소설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만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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