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1탄 악당’은 제가 근래에 가장 재미있게 보고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작품이 있더라도 평소의 저라면 추천글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을 테지만 이 작품은 제 개인적 평가에 비해 독자 수가 너무 적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추천글을 써 봅니다.
한번도 추천글을 써 본 적이 없는 독자이기에 매우 허접한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악역빙의물이자 착각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의 주인공은 마틴 헌팅도그라는 소설 속 악역에 빙의한 후 양아치가 아닌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면서 착실히 주변인물들의 착각을 쌓아가는 인물입니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생각보다 짜임새있는 착각계때문입니다. 마틴 헌팅도그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주변인물들에게 ‘피스메이커’라는 유명한 인물(이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능력이 부족한 관계로 생략하겠습니다)로 여겨지게 됩니다. 이걸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틴이라는 인물 자체가 실제로도 점점 피스메이커처럼 변화하는 모습이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마틴은 원작 주인공인 길버트를 괴롭히는 무능한 악당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빙의 전 마틴의 설정은 단순히 주인공을 빙의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일회용 설정으로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는 이 책이 다른 악역빙의물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다른 빙의물과 달리 원작 주인공 길버트와 마틴의 악연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착각계를 통해 점점 심화되는데 이러한 갈등은 피스메이커가 되어가는(?) 마틴의 착각계를 통해 설득력 있는 근거를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재미있는 책은 될 수 있을지언정 아직은 명작은 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바로 큰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바로 빙의하기 전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은 잘나가는 여자친구에게 극렬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열등감은 빙의 후에도 여러 번 언급될 정도로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감정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이 감정은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도 못할 뿐더러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로 별로였습니다.
이 점을 감안하고 아무 생각 없이 넘기다 보면 책의 나머지 부분은 정말 짜임새있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가 지금 읽고 있는 무료 소설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품인 이 책을 여러분들도 한 번 시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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