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사 #오스만 #권력투쟁 #왕자
권력투쟁 대역은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소재입니다. 예를 들자면 조선초기 왕자의 난을 배경으로 한 대체역사물은 잊을만하면 한 번씩 나오는 단골 소재지요. 역사 속 주인공의 권력투쟁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흥미를 돋구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이 <게임 속 술탄이 됐다.> 또한 그런 권력투쟁을 소재로 합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사람들에게 생소하다면 생소한 오스만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지요. 지금껏 대역에서 오스만은 주역보다는 악역이나 조연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니체리라는 특수병종을 가진 이슬람 국가, 그 정도로만 알아도 다행인게 오스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읽을 때 툭툭 튀어나오는 고유명사가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하렘을 휴마윤이라 부르거나, 하툰Hatun은 술탄과 동침한 후궁을 지칭하는 명사라던가, 산작Sanjak은 오스만의 행정구역, 베이Bey는 지방태수를 뜻하여, 두 명사를 합쳐 산작베이Sanjak-bey가 된다던가. 여러모로 작가님이 오스만이라는 문명권을 생생히 그려내기 위해 열심히 조사했다는게 느껴지더군요.
어떤분들에게는 이런점들이 진입장벽으로 느껴지실 수 있겠지만, 막상 작품을 읽으면 작품 내용을 이해하는게 어렵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어려운 단어는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게 서술하여 배경으로 밀어넣고, 그 위에서 권력투쟁이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써내려갑니다.
평범한 현대인이었던 주인공은 어느날 갑자기 게임속으로 끌려들어갑니다. 중세로 끌려가긴 했지만, 왕족의 신분을 얻고, 상태창도 열린데다가, 역사의 흐름을 어느정도 알고 있으니 그렇게까지 최악의 빙의는 아니었을겁니다. 문제라면, 형제간의 상잔을 허용하는 오스만에 떨어졌다는게 문제지만.
주인공, 유수프는 깨어나자마자 곧바로 독살될 위기에 처합니다. 끈질기게 약을 권유하는 시녀와 한창을 실랑이 한 끝에 위기를 벗어난 주인공은 초기 능력치로 행운에 몰빵한 뒤, 아버지인 술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생일대의 도박수를 던져봅니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 정도가 되겠습니다. 독특한 소재와는 달리 꽤나 무난한 전개가 안정적으로 이어지니 마음놓고 보셔도 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면서 김경록 작가님의 <퍼거토리>가 생각나 즐겁게 봤습니다. 시대 특색에 맞춘 고유명사들, 적절하게 나오는 상태창, 그리고 왕이 되기 위한 치열한 권력투쟁. 이 작품 또한 그런 좋은 요소들을 모두 갖춘 것 같아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됩니다.
특히나 이제 본격적인 영지경영물의 행보를 걷기 시작한지라 앞으로 더 재밌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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