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전직) 탑아이돌이 주인공입니다. 요즘 트렌드대로 환생도 합니다. 이쯤되면 대충 아 전생의 지식을 활용해서 승승장구하겠구나. 같은 연예계판이니 이런저런 잡다한 정보들을 활용해서 날로 먹고 꿀 빨겠구나. 하는 각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이 글은 그 제목이 다입니다. 전생의 연예계 생활로 얻은 지식으로 득을 보는 내용이 나오지 않습니다. 있는 것은 오랜 아이돌 생활로 사회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하여, 내적 성장이 멈춰버린... 모든 것이 서툴고 낯선 아직 어린 학생이 하나 있을 뿐이죠. 자기가 누구를 사랑하고, 또 누구에게 사랑받는지도 알지 못하면서도 귀찮은 표정을 한 채 사랑한다 주문처럼 말하던 탑아이돌의 껍질에서 벗어나보니까 말입니다.
작가님의 감정 전달력이 정말 좋아서 주인공이 새롭게 시작하는 많은 도전들 - 가족과의 관계, 연기공부의 시작, 처음 가져보는 절친 등등 - 을 함께하면서 한 사람의 인생 첫걸음을 한발짝 두발짝 함께 내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연기하는 영화대본 장면을 읽으면서는 주책맞게도 눈물도 질질 짜기도 하구요.
흔한 연예계물에서 등장하는 유X석, 강X동 등등 짭퉁 연예인도 일절 나오지 않습니다. ㅎㅎ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의 큰 매력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극중에 나오는 극들이 하나하나 전부 새로운 시나리오입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드라마나 영화 내용을 각색한 부분이 아니라, 작가님이 새로이 그려내시는 듯 해요. 그래서 화면을 슉슉 넘기는 것이 아니라 더욱 몰두하면서 읽을 수 있었네요.
한창 감명깊게 본 터라 주접이 길었습니다. ㅎㅎ
꽉찬 감성으로 다가오는 가을 내 마음을 칠해줄 소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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