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15세의 조선 왕자 진양대군(훗날 세조)은 북경에 놀러갔다가
고대 혈통의 털복숭이 코끼리와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다
소년의 아버지 이도는 처음엔 코끼리를 배척했으나
그만 애완동물의 배설물에 반해버리고
이 극단적 육식주의자는 호시탐탐 아들의 코끼리를 노리게 되는데...
수양대군 코끼리, 일명 God끼리라 불리는 이 작품에는 꼭 따라오는 말이 있다.
“이게 대체 왜 재밌지?”
보통 대체역사물은 현대인의 빙의, 전생 등을 통해 주인공에게 “특별한 지식”을 부여하고 먼치킨적 전개를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코끼리는 이런 요소가 전혀 없다.
단순히 수양대군이 어릴 적 코끼리를 만났다면? 이라는 IF에서 풀어나가는
세종 시절 한양에서 애완코끼리 키우는 담백한 이야기일 뿐이다.
그래서 더 의아해지는 것이다. 자극적인 조미료도 없는 절간 음식 같은 이 작품이 왜 재밌는걸까?
읽으면서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런 결론이 나왔다.
첫번째로 코끼리라는 소재선택이 절묘했다
수양대군(세조)은 야망은 크고 추진력 쩌는 건 태종이랑 닮았는데, 혜안이 없어서 나라 말아먹은 반란군놈의 새끼로 보통 이야기하는데
여기 수양은 그 큰 야망과 쩌는 추진력이 왕위찬탈이 아니라 코끼리 키우기로 향해버리게 되니, 뭔가 뜬금없는 취미만 파는 덕후같은 귀여움이 생겨버린다.
게다가 흔하디 흔한 조선시대물임에도 불구하고, “코끼리”라는 메인소재는 전혀 맛본적 없기에 굉장히 먹음직스러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갓끼리가 너무 귀엽다
덩치도 크고 뿌우뿌우 우는 놈이 애교도 넘치고 하는 짓도 귀여워서 독자들로 하여금 흐믓한 미소를 짓게한다. 모 밥집 소설에 나오는 새끼 용의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두번째로 서술시점이 독특하다
보통 웹소설은 3인칭이더라도 거의 주인공 시점에 가깝고 주인공 심리를 서술하면서 주인공한테 이입하도록 쓰는게 보통이지만
이 작품은 서술자가 독자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으로 쓰고 있다
그게 꼭 입담 좋은 역덕후 아는 형이 썰 푸는 거 듣는 것 같아서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작가가 이야기를 참 그럴듯하게 잘 꾸며내는게
코끼리 똥종이로 훈민정음 양산해서 문화혁명 이런 허무맹랑한 소리인데 읽다보면 뭔가 그럴듯하게 들리는 능력이 있다.
작품의 핍진성이라고 해야될까? 독자들이 읽으면서 “그럴듯한데?” 하게 만드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에이, 말도 안되는 뻥카를 치고 있네. 하다가도 마지막 페이지 보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작가의 위트있는 유머가 중간중간 들어가있는게 독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상대가 이복동생과 처갓집과 사돈댁이 아니라면 의외로 마음 따뜻한 남자인 태종 이방원' 이런 소소한 요소 말이다.
아무튼 세종 집안 배경으로 훈훈한 분위기에 오버스럽지 않은 가족 시트콤 같은 대체역사물이다
추천글을 읽으면서도 “이게 뭔소리야?”라고들 하시는게 눈에 보인다.
하지만 <갓끼리>를 한 번 펼쳐보기 시작하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장담한다. 갓끼리는 정말 갓이다.
찬성: 
반대: 
lack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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