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하나로 서울시장 자리를 노리는 구청장이 있다!?

#현대판타지 #아포칼립스 #격투물 #게임빙의물 #정복물

게임 속 서울은 온갖 이종족들이 자리 잡고 살아가는 혼돈의 도시입니다.

그리고 그런 세계에 악역으로 빙의해버린 주인공은 ‘중랑구청장’ 입니다.

이 게임의 목적은 모든 구청장을 제압하고 ‘서울시장’이 되는겁니다.

그래서 악역인 주인공은 살기위해 악역답게 다른놈들을 죄다 때려눕히고 서울의 지배자가 되기위해 발버둥치기 시작합니다.

독특하다고 해야할지, 이상하다고 해야할지.. 이런 설정을 눈 앞에 마주했을 때 작품을 읽을까 말까 조금 고민했습니다만, 그래도 한 번 펼쳐나 보자는 생각으로 찬찬히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보다가… 어느 순간 숨쉴틈없이 최신화까지 정주행했습니다. 막힘없이 라면면발처럼 넘어가는 맛이라고 할까요? 막힌 속을 속 시원하게 뚫어주는 호쾌한 작품이었습니다. 

요근래에는 이런 작품들이 잘 보이질 않았는데, 시의적절한 때 보물을 찾은 기분이네요. 이건 꼭 추천글을 써야겠다 싶어서 달려왔습니다. 조금만 등 떠밀어주면 날아올라갈 것 같은 작품이 눈 앞에 보이니 손가락이 근질근질 하네요.

먼저 못 박고 가자면 이 작품은 디다트 작가님 스타일을 좋아했던 분들에게 추천드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한편, 길게는 3편안에 짧은 빌드업과 보상이 이뤄지는 스타일 말입니다.

반면 요즘 유행하는 아카데미물처럼 캐릭터간의 감정묘사에 치중된 작품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네요. 캐릭터의 감정에 치중하기보다는 주인공이 겪는 사건과 거기서 나오는 보상에 치중한 경향이 강합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작품 자체가 꽤나 직선적입니다. 갈등요소가 등장해도 그게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복잡한 서사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한 번 수면 위로 드러난 갈등요소는 지저분하지 않게 깔끔하게 풀어버립니다. 악행을 자행하는 주인공과 끊임없이 정복하고 지배해야하는 세게관 구조는 이런 직선적인 전개를 어색하지 않게 만듭니다.

예를 들자면 주인공이 지배하는 구區 내에 있는 동장洞長들이 반란을 획책한다는 암시가 나오면, 주인공은 그에 대한 대비를 압도적인 폭력으로 준비하고, 적들은 주인공의 압도적인 폭력 앞에 무릎꿇습니다. 이로인해 주인공의 힘과 명성이 드높아지고, 이를 견제하고자 하는 다른 동장이나 구청장의 도전이 이어지는 패턴이 계속 반복됩니다.

물론 이런식의 전개는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흥미가 급격히 식어버린다는게 문제긴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에는 패턴의 변주를 도와줄만한 소재가 많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의 경우 악역으로 빙의해 악역으로 행동해야만 하는 제약을 받았지만, 해피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선한 행동으로 선성향에 가까운 존재가 돼야합니다. 하지만 선성향이 될수록 주인공 본연의 힘은 약해지기에, 주인공은 순간순간마다 잘 궁리해 선택지를 골라야만 합니다.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이게 있으니, 주인공의 선택이 너무 뻔해보이지 않게 느껴지게 되겠지요.

여러모로 작가가 작품 내적으로 세밀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무언가 호쾌한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