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물 명작은 참 많습니다.
세상의 멸망이라는 주제를 가볍게 다뤄낸 명작들도 있고 반대로 인간의 심연을 파고드는 무거운 느낌의 글들도 많죠.
하지만 두 부류의 아포칼립스물 모두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현실감이겠죠.
현실에서 저런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글을 읽는동안은 정말 저런 일이 일어나겠구나… 마치 독자가 그 안에 있는듯한 몰입감을 주는 소설이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포칼립스물 중에서 좀비묵시록 시리즈와 나는 아직살아있다를 좋아합니다.
좀비묵시록의 경우에는 전자에 조금 가깝고 나는 아직 살아있다는 후자에 가깝겠네요.
최근에는 글럼프 님이 연재하다 중단하신 남미에서 살아남기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연중한게 아쉬울 정도로요.
그 글의 특징이 뭐였냐하면 기존글들과 다르게 뭔가 현실감이 더 풍부하다는 거였습니다. 문체는 조금 가벼운데 현실감 때문에 오싹오싹하다고 해야할까요.
그러던 차에 이 글을 발견했습니다.
작가님의 전작인 마늘밭에서 900억을 캔 사나이의 경우 분량이나 글의 성격을 보면 웹소설보다는 차라리 장르소설이 더 어울리는 글이었죠.
이번글도 조금 비슷합니다. 하지만 또 다릅니다.
평범한 대한민국 직장인인 주인공이 아포칼립스를 맞이하고 5번을 죽고 5번을 회귀합니다.
처음에는 좀비 한마리에 어이없이 죽기도 하고, 아무튼 계속 죽고 살아나면서 경험을 쌓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로또번호를 외어 자금을 마련하고 권투를 배워 무력도 익힙니다. 살아남기 위해서요.
지난 4번째 삶에서는 원수 같은 놈도 생겼습니다. 이번 5번째 삶에서는 꼭 처리해야 할 놈이죠.
로또에 당첨되고 저 멀리 남쪽지방에 쉘터를 만들고 믿을수 있는 친구를 끌어들여 함께 종말을 맞이합니다.
20화가 연재되었지만 아직 멸망도 안 왔고 좀비도 안나왔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주인공의 시점과 심경변화 때문에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장르 특성상 유입이 없으면 또 글럼프님 글처럼 연중될 것 같아 서둘러 추천글 남겨봅니다.
대화보다는 지문이 많아 웹소설만 읽은분들에게는 좀 힘들수도 있지만 장르소설 좋아하시는분들이라면 꼭 정독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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