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삼국지 환생물입니다.
주인공이 현대인이었다가 삼국지 시대로 돌아가게 되죠.
그런데 같은 장르의 다른 소설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무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게임으로 따지자면 주인공의 능력치는 통솔, 지력 위주의 만능형 무장인 셈입니다.
무력은 낮으며 정치는 평이한 수준입니다. 소설 내에서 직접 싸우는 일이 없습니다.
지휘를 잘하는 편이지만 현실적으로 못 이길 싸움은 어렵게 이기거나 지기도 합니다.
인재를 얻는 일도 영토를 얻는 일도 쉬운 게 하나도 없습니다.
말하자면 이 소설은 삼국지 헬난이도인 셈입니다.
그럼 이 소설을 무슨 맛에 보느냐?
퀄리티 높고 디테일한 맛에 봅니다. 사소한 계책, 정략, 전략, 전술 조차도 실제 역사에서 차용한 것들이 많아 보고 있으면 감탄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전쟁에 사용되는 도구들, 함선의 종류와 명칭 같은 것들처럼 사소한 것들도 모두 고증이 되어 있습니다. 작품에 들어간 정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주인공이 하는 일이 어긋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재등용의 경우에도 얻고 싶다고 다 얻는 것도 아니고 얻고 나서도 완전 충성을 얻어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삼국지 게임에서 낮은 능력치로 등장할만한 적들도 바보가 아니고 나름의 요령들을 가지고 있는 난적으로 표현되며, 개인의 능력이 범용한 이들조차 병력과 병기들의 힘으로 주인공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보통 삼국지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이 95% 정도의 승률로 직접 무기를 들고 무쌍을 찍는다면, 이 소설의 주인공은 승률이 70% 정도 되고 적과 아슬아슬하게 계책을 주고 받으며 얻는 것은 얻고 잃는 것은 잃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무척이나 세밀하죠.
저는 이 작품을 안티먼치킨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먼치킨지향적인 독자들에게는 아무래도 너무 느리고 주인공이 답답해 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반면 사실성을 추구하는 독자거나 사기나 전국책 같은 역사서를 재밌게 보는 취향이라면 이 작품이 반드시 마음에 들 겁니다. 혼자 보기 아깝습니다.
Comment '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