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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만능개미
작성
16.12.25 00:30
조회
6,190
표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라마

밤밤밤m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342,431
추천수 :
19,796

저는 어떤 글을 완결까지 읽은 뒤에 보통은 추천란이 아니라 감상 게시판쪽에 글을 남겨왔었습니다. 제가 느꼈던 재미와 감동을 다른 분들이 공감해주길 바라는 동시에 안타깝게도 그것들을 다 드러낼 자신도, 재주도 없었습니다.  

때문에, 감상글 전반적으로 개인적인 애정이 담기는 게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저는 감히 (건방지게도) 아직 글을 접하지 않은 분들이 직접 보고 판단할 여지를 드려야겠단 생각을 가졌습니다. 단순히 글에 대한 제 애정을 칭찬일색으로 보여드리기보단 그것을 직접 경험시켜드리고 싶었던 마음이 컸죠.


기껏 소중한 시간 투자해 한 번 열어본 추천글이 대체 왜 알아먹기도 힘든 시답잖은 소리로 시작하느냐면, 이 글 만큼은 칭찬일색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도저히 추천 게시판에 글을 남기지 않곤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여주인공 소설은 읽어보기도 전에 거리낌을 가졌던 이틀 전의 제 자신을 데려와 뇌를 바꾸고 싶을 정도라 할 수 있겠군요. 그러면 또다시 이 글을 읽었을 때의 충격을 경험할 수 있을 테니!


전생에 암살, 스파이 등의 특수임무를 수행했던 여주인공이 토사구팽 당하여 죽음을 맞이한 끝에 마법이 몰락한 이세계에 환생한다는 참으로 뻔하디 뻔한 클리셰에 ‘아 또야??’라고 생각하셨다면, 노오오오오! 아주 성급한 판단이라고 알려드리고 싶네요. 거의 금기어 수준으로 인용되는 니체의 ‘선악을 넘어서’의 명언 만큼이나 제가 즐겨 쓰고, 또 좋아하는 문구가 바로 ‘같은 재료라도 누가 요리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이란 말이거든요.


근래 장르소설의 특성상 빠른 시간안에 효율적으로 눈에 때려박는 식의 속도감 있는 글들이 범람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러한 소설들을 통틀어 근래에 이만큼이나 쉽게쉽게 읽히는 판타지 소설은 상당히 오랜만이었습니다.

단어와 단어의 연결은 매끄럽기 그지없고, 글의 서술부에 이따금씩 작중 인물의 심리가 섞여도 몰입이 끊기긴 커녕 너무나 자연스러워 저를 빠져들게 한 이 글의 매력 중 하나가 됐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유려한 전개, 유치하지 않고 진심으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귀여운 유머, 매화마다 극적인 전개와 반전과 떡밥을 뿌리지 않아도 얼마든지 강렬한 인상을 새겨 다음화를 누르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가의 뛰어난 필력까지 더해져, 마치 성별과 나이에 구분 없이 거슬리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소녀만화를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작가님의 이전작을 찾아볼 수 없어 너무 안타까운 한편으로, 대체 이렇게 글 잘쓰는 사람이 지금까지 뭐하다 하늘에서 뚝 떨어졌는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 


아. 물론 저 위의 소녀만화란 건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이 글은 꿈 많은 소년소녀들의 낭만과 로맨스를 아름답게 그려내는 것과는 한-참 멀리 떨어졌으니까요. 우습게 들리시겠지만 오히려 제가 떠올린 건 용대운 작가님의 ‘군림천하’였습니다. 굵직한 사건이 주인공 곁을 스쳐간 이후,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이유로 벌어진 일들이 째깍째깍 돌고 돌아 서로의 톱니가 맞물리는 모습이 마치 군림천하를 처음 읽었을 때의 ‘이거 완전 무협의 탈을 쓴 추리소설이잖아?’란 감상을 재차 느끼게 해줬거든요. 


병이라고 부를만큼 냉소적이고 시크한 주인공이 자신의 안락을 위해 귀찮은 날파리를 쫓아내듯 사건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은 조금의 답답함도 없이 시원해서 이런 종류의 먼치킨이란 게 또 얼마나 매력적인지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들 또한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로맨스를 주류가 아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한 영리한 전개가 몰입감을 방해하지 않아 가독성을 돋구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편당 분량이 굉장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90화가 안 되어 매듭지어진 것... 작가님의 2부 계획이 확실시 된 것도 아닌지라 너무 급하게 탐독한 게 후회스러울 지경입니다.


처음 써보는 추천글이라 이런 식으로 쓰는 게 적절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짧은 견식 안, 근래 장르소설 중에서도 이만한 만족감과 글을 읽는 행복을 느끼게 해준 소설은 ‘제니스’가 최고였음을 (완결된지는 시간이 흘렀지만...) 다른 분들에게도 알리고 싶어 굉장히 오랜만에 문피아에 글을 남깁니다.


취향에 맞지 않는데 참고 읽으란 소리도, 호불호를 무시한 강요도 아닙니다. 다만 어딘가에 있을 저와 비슷한 분들이 이 추천글을 읽고 망설임을 버린 덕분에 제가 느낀 즐거움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면 같은 독자로서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요?


두서없이 늘어놓은 글 읽어주신 분들께, 그리고 이렇게 멋진 글을 남겨주신 작가님께 감사하단 말씀드리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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