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본격적인 추천을 하기 전에, 이 말을 하고 지나가야 할 것 같다. (필자가 추천하는 이유와도 직결되어 있긴 한 이야기이다.) 필자는 요즘 범람하는 소설에 나오는 러브크래프트 세계관 속 존재를 싫어한다. 툭하면 외우주의 존재가 나오고, 툭하면 크툴루가 나온다. 그리고 그러한 글 속에서, 러브크래프트 세계관 속 존재들은 그저
‘
좀 많이 센 괴물들
‘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우가 절대다수이다.
그리고 필자는, 그러한 세태를 극도로 싫어한다. 양산형 판타지 속의 엘프, 드워프 마냥 어디서 나왔는지 뚜렷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누가 만들었는지 명확한 세계관의 인물들을 그저 슬쩍 가져와 그저 그런 괴물로 전락시켜 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게 메리 수가 아니다. 이런 것이 바로 메리 수이다. 이것은 원작자에 대한 모독이며, 작가로서의 역량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반드시 옳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이 소설을 추천하는 이유이다.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가져왔고, 주인공이 환생했다- 라는 것에선 ‘뭐야. 그냥 흔해빠진 전생물 양판소잖아.’ 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제목이야 그냥 흔해빠진 양판소의 제목이겠지만, 그 내용물은 러브크래프트가 창조해낸 세계에 대한 존중을 담고 있다. 러브크래프트가 만들어낸 피조물들의 공포와 불가해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인공이라고 할지라도 감당하지 못하는 코스믹 호러를 보며, 그리고 그러한 코스믹 호러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어 주는 준수한 필력을 보며 필자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정통 코스믹호러가 가져야 할 미덕이 아니던가.
코스믹 호러가 무엇이던가. 그저 단순히 커다란 공포이던가? 결코 아니다. 코스믹 호러는 불가해이며, 불가시이다. 사람의 좁은 시야로서는 담아내지 못하며, 사람의 편협한 이해력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비롯되는 공포가 바로 코스믹 호러이다.
주인공은 사람이다.(전생했다고는 해도.) 그리고 그렇기에 피해가지 못한다. 주인공은 사건을 겪으며 점점 망가져간다. 전생의 크툴루 신화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없다. 사람이기에. 점차 망가져 가며 고통스러워 하고, 공포스러워하며, 미쳐간다.
그렇다. 이 작품은, 러브크래프트가 담아내고자 했던 바, 말하고자 했던 바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인간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공포! 그저 존나짱쎈주인공이 얍얍 하고 때려부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그러한 존재! 그러한 존재들과 ‘사람인’ 주인공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이 바로 이 소설이다.
크툴루 신화라는 거대한 세계를 창조해낸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으면서, (물론 그가 만들어낸 소재를 멋대로 가져와 사용하는데 뭐가 존중이냐! 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한국의 양판소에 익숙해진 독자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환생이라는 개념을 담았다. 필자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추천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몹시도, 정말로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이 글이 아직도 30화밖에 연재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소한 300화는 되었어야 읽을 맛이 났을텐데라는 아쉬움과 함께 추천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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