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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액션] 포맷 30화. Knight(6)

작성자
Lv.21 흙과불
작성
17.07.24 01:41
조회
119

 

푸산의 해안가 아쿠아 레스토랑.

터널 형식의 아쿠아리움. 신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해산물 레스토랑.

그 중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VIP룸에 태곤 과 창식이 먼저 와 상철을 기다리고 있다.

창식은 통유리로 된 벽면너머 신비한 물고기 들을 보며 넋을 잃고 있고 태곤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아무 말 없이 냉수만 들이킨다.

 

[...회장님. 여기 진짜 죽입니다. 밖에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진~짜 좋네요.]

 

[좋나... 그래 이번일 만 잘 마무리 하면 나랑 마~이 다니자. 우리가 죽다 살아남았는데 내 니한테 그 정도 몬 해주겠나.]

 

[...감사합니다. 제가 옆에서 최선을 다해가 모시겠습니다.]

 

[흐흐..그래.]

 

태곤은 걱정이 많은지 그저 쓴 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하지만.

창식은 그저 태곤의 운전기사를 하며 항상 어디를 가던 차에서 대기만 하다가 이제는 직접 태곤의 옆에서 같이 밥도 먹고 중요한 자리에 수행원으로 같이 움직인 다는 것에 매우만족 하는 눈치였다. 물론 아직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들이 두려웠지만 젊은 창식에겐 두려움보다 지금의 만족이 더 크게 느껴졌다.

잠시 후.

 

-똑똑.

--.

 

문이 열렸다. 상철과 멸치가 들어온다.

어딘가 찔리는 게 있는지 긴장된 모습의 태곤.

상철과 멸치는 예의를 차려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잠시 수 초간 시선을 맞추는 그들.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정적을 깨고자 태곤이 먼저 입을 연다.

 

[흠흠...그래. 오랜만이네. 나온 줄 몰랐다. 알았으면 내 마중이라도 갔을 텐데....]

 

[괜찮습니다. 뭐 멸치가 마중 나와가 오랜만에 동생들도 좀 보고 그래 했습니다.]

 

[맞나...내 니한테 챙겨 줄 것도 있고 미리 멸치한테라도 쪼매 챙겨 줬으면 니 환영회라도 거~하게 했을낀데... 니한테 할 말은 아니지만 내도 마이 힘들었다. 여기저기 돈 달라는 놈들은 많제. 애들은 다~들어가 버리고... 아무튼... 그래도 형이 미안하다.]

 

[그래서...돈 아낄 라고 동생들 다~버리시고 저 옆에 있는 꼬마들 달고 다니신가보지요~? 어떻게 니 칼은 좀 써봤나. 회장님이 좀 챙겨 주시 드나?]

 

멸치가 신경질 적으로 태곤의 옆에 앉은 창식에게 묻는다. 창식은 울컥 했지만 분위기상 나대면 안 될 것 같기에 조용히 앉아 있을 뿐.

 

[...일마보소.... 목에 힘 안 빼나. 선배들 보고 인사하라고 안 배웠나? . 회장님이 그런건 또 안 알려 줬나보지요?]

 

창식은 태곤과 멸치를 번갈아 쳐다봤다. 분위기가 갈수록 험해지는 것 같아 뭐라도 해야 할 듯싶어서였다. 그러나 다행히 상철이 중재를 한다.

 

[멸치야. 고마 해라. 죄송합니다. 동생이 쌓인 게 좀 많아 그런 거니 이해해 주십시오.]

 

[그래...괜찮다. 내 잘못이지 뭐. 밥 먹고 천천히 이야기 하자.]

 

태곤이 미리 주문한 요리가 나왔다.

분명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이지만 나오는 음식은 분위기와는 달랐다.

 

[상철이 너 좋아 하는 거 위주로 준비했다. 소주도 있으니까 오늘은 다 털고 편하게 마시자.]

 

나오는 음식은 전복죽과 여러 종류의 활어. 그리고 소주.

태곤 이기에 가능한 주문이었다.

태곤의 부드러운 태도에 냉랭한 분위기는 차츰 잦아들었고 모두들 잔을 비우고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하는 중에 갑자기 웃으며 상철이 입을 연다.

 

[역시...형님은 참... 저한테 찔리는 게 있으면서도 이렇게 꼼꼼히 식사준비도 하시고 달랑 젊은 친구 하나 데리고 나와 저한테 측은지심 느끼게 하시고....괜히 회장님이 아니십니다. 과거는 과거 뭐 살기위해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저도이제 동생들 하고 먹고 살아야 하니 제 몫 받을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상철의 말을 듣고 채웠던 잔을 비운다. 그러자 상철이 두 손으로 태곤의 잔을 채워준다.

두 손으로 자신의 잔을 채워주는 상철의 손을 보고 의아한 듯 묻는다.

 

[그 손...어떻게 된 거고? 움직임이...]

 

[...이거 뭐. 의수입니다. 그 안에서 어쩌다 보니 안드로이드 의수 달게 됐습니다. 뭐 저한테는 잘~됐지요. 함 보실 랍니까.]

 

상철은 왼 손에 낀 장갑을 벗어 보였다.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손가락을 오므렸다 펴며 술잔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본 창식이 눈이 커지며 태곤을 바라봤다. 눈이 마주친 태곤이 알겠다는 듯 조심히 고개를 끄덕인다.

 

[신기하네... 뭐 불편한건 없나.]

 

[...뭐 약간 둔감한 면은 있지만 서도... 없는 것 보단 낫다 아입니까. 힘도...훨씬 좋아졌습니다.]

 

가만히 손을 바라보던 태곤이 창식에게 명령을 한다.

 

[가방 가져온나.]

 

창식은 일어서서 목례를 한 후 룸을 나간다.

그리고 건너편의 VIP룸으로 들어섰다.

 

-똑똑똑

-철컥.

 

안에서 문이 열렸다. 10여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었고 창식이 들어서자 시선이 집중된다.

 

[담배하나 주라. 그리고 가방 가져가야겠다. 아무래도 별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티 안 나게 대기들 하고 있어라.]

 

[.]

 

10여 명 중 대장격인 놈이 가방을 건네며 창식에게 예의를 갖춘다.

혹시나 상철과 멸치에게 테러를 당할까 걱정되어 창식이 조직원들 10여명을 미리 준비한 것이다.

 

[x...안드로이드 의수면..10명 가지고 부족할 텐데...안 나서길 다행이었네 큭큭...]

 

창식은 담배를 태우며 시계를 흘낏 바라본다.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고 들어갈 생각이었다.

 

잠시 후.

태곤의 방으로 들어오는 창식.

멸치가 미간을 찌푸리며 창식에게 말을 건다.

 

[어이동생. 옆방에라도 다녀왔는가? 상황 보니 필요 없다 싶어 애들 물리고 돈 가방만 들고 왔나 보제~?]

 

날카로운 지적에 창식과 태곤은 순간 뜨끔했다. 그러나 최대한 자연스레 웃으며 부정하는 창식.

 

[...아닙니다. 차에 좀 다녀왔습니다. 가방이 차에 있어가...]

 

[됐다. 설마 형님이 나 잡겠다고 애들 준비하고 그러시겠나.]

 

상철이 웃음을 지으며 테이블 위에 왼손을 올려놓는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태곤을 바라본다.

 

[...이렇게 하자. 어찌되었건...상철이 니가 고생 많았고 형이 좀 힘들어가 많이는 준비 못했다. 가방에 큰 거 5개 넣었다. 부족하지만 이걸로 가게 하나 하고 구역 몇 개 줄 테니까 니가 애들이랑 관리하고 하면 안 되겠나?]

 

태곤의 말 을들은 상철이 쓴 웃음을 짓는다. 술잔을 비우고 가방을 열어 돈을 확인하고 멸치에게 건넨다. 그리고 입을 연다.

 

[여전하시네요. 관리랍시고 저한테 가게 몇 개 떠넘기고 저랑 애들 다시 흡수 하시려고 하십니까. 저 다시 애들 데리고 형님 밑으로 가면 이제는 예전처럼 감당 못 하십니다. 앞으로 이 바닥 정리하고 동생들 하고 식당사업이나 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형님이 조금 더 도와 주셔야겠습니다.]

 

상철의 말투에 힘이 실려 있다. 다시는 태곤의 화술에 넘어가 손해 보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맞나. 니가 그리 말하면 내 더 이상 할 말이 없지. 그래 그렇게 하자. 내 좀 더 준비할게. 그런데 있다 아이가...지금 문제가 조금 있다...검찰 쪽인지 아니면 그냥 미친놈인지 정확한 소속은 모르는데...]

 

태곤은 어제의 일을 이야기 했다. 물론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킬러비 라는 남자를 추적해 그의 위치를 알아내서 이름 모를 정부의 단체에 보고해 협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저기 주시하는 곳이 많아서 함부로 구역을 정리 할 수도 없으니 이번 일을 잘 처리하는 조건으로 더 이상의 협력은 없을 것으로 약속 받았다고 했다.

 

[너도 알다시피...내가 젊은 얼라들 데리고 섬세하게 작업 할 수 있겠나. 나도 어쩌다보니 여기저기 눈치 볼 데가 많아졌다. 이번 일만 해결하면 나도 다시 중앙으로 나갈까 한다. 그때는 이 부근 정리하고 내가 큰 거로 20개 챙겨줄게. 그 정도면 뭐를 해도 하지 않겠나?]

 

그 말을 들은 상철과 멸치는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

상철은 고민했다. 그 정도 금액이면 동생들과의 사업에 큰 밑천이 될 것이 분명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은 6년이나 떠나 있었고 아직 태곤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했기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언제나 신중한 상철은 혹시나 태곤이 무슨 일을 꾸미는가 걱정은 했지만 태곤의 상한 얼굴을 보면 정말 간절하나 싶기도 했다.

 

[형님...그 얼굴, 그래서 상한 겁니까. 일부러 묻지는 않았는데...형님이 어디 가서 맞을 사람도 아닐 테고... 어지간히도 코가 꼈나봅니다. 일 처리하면 그놈아들이 형님한테 손 터는 거 믿을 수 있습니까.]

 

상철의 말에 자신도 확신이 없는지 잠깐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뭐 우짜노. 이미 여기까지 와버렸는데... 그냥... 상철이 니가 좀 도와주면 안 되겠나. 큰일은 없을 끼다. 우리야 뭐 1절만 하고 빠지면 된다 아이가. 나도 이제는 좀 공무원 놈들한테 벗어나고 싶다. 이런저런 증거 모아가 안 놔주면 확 마 끝까지 같이 가는 거지 뭐 있겠나.]

 

[그럼... 이렇게 하십시다. 형님.]

 

상철이 결정이 섰는지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말한다.

 

[. 말해봐라.]

 

[일단. 오늘 받은 5개는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거고 내일까지 5개 더 준비 해주십시오. 이건 이번일과는 별개입니다. 그리고 나면 제가 동생들과 상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답변 드리겠습니다. 내일 5개를 받으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이말 입니다. 그래야 저도 동생들한테 면이 좀 서지 않겠습니까.]

 

 

잠시 대답이 없는 태곤.

생각대로 되지 않아 부담스러웠으나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기에 금방 대답한다.

 

[좋다. 내일까지 5개 준비 해줄게. 그거는 뭐 당연히 줘야 하는 거니까. 그런데... 결정은 빨리 해줘야 한다. 시간이 없다. 4. 이제 3일뿐이 안 남았다. 그 안에 그놈 위치를 알아내 그 새끼들한테 알려 줘야 한다. ! 한번만...한번만 도와주소. 동생.]

 

부탁하는 태곤의 모습이 어쩐지 비굴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 태곤을 보며 멸치는 어쩌다 저런 사람을 보스로 모셨는지 지난 세월이 후회가 들었다.

 

[뭐 이 정도면 이야기는 다 끝난 거 같은데 고마 일어나시지요. 형님.]

 

멸치의 말에 상철이 마지막 잔을 비우고 태곤에게 술잔을 따른다.

 

[잘 알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들어가고 내일 저녁까지 연락드리겠습니다. ! 물론 다음 가방을 받은 후에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럼 식사마저 하십시오.]

 

상철과 멸치가 자리를 일어선다. 태곤도 같이 일어나 상철에게 악수를 청한다.

상철이 웃으며 악수를 하고 창식에게 인사를 하며 룸을 나간다.

 

[젊은 친구. 또 보자고~]

 

창식은 말없이 예의를 갖춰 인사를 한다.

둘이 나가자 태곤이 입에 담배를 물고 창식이 불을 붙여주며 묻는다.

 

[회장님. 상철 형님이 이번 일을 맡으실까요..?]

 

태곤이 비열하게 웃으며 담배 한 모금을 내 뿜는다. 그리고 허공에 있는 담배 연기를 바라보며 말한다.

 

[~뭐 옆에 동생들 땜에라도 승낙 할끼다. 돈 많~이 들어갈 테니까. 너는 상철이 동생들 요새 뭐하는지 조사나 좀 해봐라. 그리고 상철이 일 시작하믄 최~대한 도울 준비도 하고. 상철이 통해서 일 처리하고 상황 봐서 결정 해야겠다.]

 

[. 알겠습니다.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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