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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1 흙과불
작성
17.07.29 00:25
조회
120

+이번화는 다소 잔인한 묘사가 있습니다.+





 

 

베디비어가 뛰어들자 모두들 한 발 물러서 마른침을 삼킨다.

육중한 몸이지만 방금 먹은 캡슐 형 알약 덕분인지 그의 스피드가 놀랍게도 빨랐다.

레오가의 라이온 제약이 개발한 신체강화 알약.

기존의 스테로이드를 벗어난 획기적인 약품으로 짧은 시간, 힘과 체력, 동체시력과 근 지구력 순발력 등 인간의 신체 능력을 폭발 시켜주는 약이었다.

육체의 그릇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한의 부작용을 위해 짧은 시간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이었다.

그러나 베디비어 정도의 그릇 이라면 여느 안드로이드와 비슷할 수준의 파워를 낼 수 있었고 단 한 번도 목표한 타겟을 실패 한 적은 없었다.

수 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완벽함을 추구하는 귀족의 습관 이었을까? 아니면 이런 상황 에서도 여유를 갖고 있는 킬러비가 두려워서였을까.

초반부터 신체강화 캡슐을 복용하는 강수를 두는 그에게서 단번에 상황을 정리 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그러나 초반부터 여유를 잃지 않던 킬러비.

잔뜩 기합이 들어간 채로 선전 포고를 하며 달려드는 베디비어에게 쉽게 당할 그가 아니었다.

 

-부웅! 부웅!

 

어느새 킬러비의 눈앞까지 도착한 베디비어가 왼손과 오른손을 교차하며 양 을 날린다.

베디비어가 눈앞에 도착함과 동시에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들고 베디비어의 공격까지 회피하는 여유를 보이는 킬러비.

 

[...뭐야!!]

 

베디비어의 공격을 회피한 킬러비를 보자 놀라는 트리스탄.

 

[...약쟁이 회사 개들 아니랄까봐 약 빨고 덤비는 것 봐라?]

 

베디비어와 일정한 거리를 둔 킬러비가 약간은 당황한 듯 어이가 없다는 듯이 실룩댄다.

 

[..!! 약쟁이!? 이런 건방진 놈!]

 

얼굴이 붉게 상기된 베디비어가 거추장스런 외투를 벗어던지고 최선을 다해 상대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의 눈빛이 분노로 이글거린다.

 

킬러비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손에든 물건을 얼굴에 가져다 댄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 사이즈에 맞게 조절한다.

 

[흐읍..쿠우-쿠우-]

 

방독면.

눈가를 제외 하고는 온통 검은색의 방독면을 착용한 킬러비.

방독면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그의 눈 주위가 주름이 져 보이는 게 그가 웃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준다.

 

[뭐야? 그 마스크는 변신이라도 하는 거냐?]

 

좀처럼 보기 쉽지 않은 방독면. 베디비어 에게도 트리스탄 에게도 그런 방독면은 어딘가 낯설었다.

 

[....멸치야. 이거 상황이...설마...]

 

[. 형님. x...그래서 입구를..]

 

-- 또르르 팅팅-또르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황판단을 나름 빨리한 멸치와 상철 이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킬러비가 가방에서 방독면을 꺼내면서 같이 꺼낸 음료수캔 크기의 검정색 금속물건.

 

-치익! 치이이---

 

cs.

일명 최루가스 주로 불법시위나 테러 진압용으로 사용하고 군인 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화생방훈련 에 사용하는 지옥의 가스

일단 맨살에 닿거나 호흡을 하는 순간 수천 개 의 바늘이 노출된 곳곳과 폐와 식도 등을 미친 듯이 찔러대는 듯한 지옥의 고통을 안겨주는 잔인한 가스다.

 

전쟁이 없어진 현재지만 제법 나이를 먹은 상철과 멸치는 k국의 상황 상 십 수 년 전에 훈련소에서 겪었던 그 기억을 잊을 리 없었다. 방독면을 본 순간 본능적으로 cs탄이 떠오른 것이다.

 

[......뭐야? 이 연기는?]

 

[..!]

 

[꾸에엑!! 콜록콜록!]

 

[[[!!!어윽...!!!! 콜록!!콜록!!]]]

 

[살려..!!!!]

 

모두들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른다. 아니 호흡하기도 벅차 제대로 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다.

 

[!! 으어!! 어디.....!]

 

일그러진 표정으로 눈물과 콧물을 쏟아내며 킬러비를 찾아 방황하는 베디비어.

마치 양쪽눈을 잃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한 마리의 맹수같다.

 

[후읍-쿠우 흐읍-쿠우]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는 킬러비.

주차장의 구석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는 트리스탄과 팰러딘들

아직까지 이곳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죽을듯한 고통을 호소하는 베디비어를 보자 오금이 저려왔다.

두려움에 함부로 다가가지도 못하는 상황.

 

[어흑! 으악!!!]

 

듀크의 앞에 있던 팰러딘 들이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한다.

놀란 듀크는 뒷걸음 질 치며 트리스탄에게 말한다.

 

[이런!! 트리스탄님 어서 차에 타십시오!]

 

그러나 그의 말이 무색하게도 어느새 킬러비는 자신의 가방 쪽으로 걸어가 몇 개의 cs탄을 더 꺼낸다.

그리고 팰러딘들이 있는 차량 쪽으로 던진다.

그리고는 가방에서 방독면 하나를 더 꺼내어 쓰러져 있는 불곰의 얼굴에 방독면을 씌운다.

 

-팅 팅- 또르르르

-치익! 치이이--

 

트리스탄을 태운 차량 안에는 단장 듀크와 팰러딘 한명 이 전부.

나머지는 모두 고통에 몸부림 치고 눈물과 콧물을 쏟아낼 뿐이었다.

 

[어흑!!]

 

어느새 차량 안에도 가스가 스며들어왔고 고통스러워하는 그들.

 

[우웩! !]

 

트리스탄의 거만하고 품위 있으며 그리고 아름다운 그의 외모도 땀과 눈물 콧물에 범벅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으아아!!]

 

-부웅! --!

 

고통을 이겨내고자 괴성을 지르며 듀크가 차량을 움직인다.

눈이 따가워 눈을 뜨지 못하지만 지레짐작으로 방화셔터를 향해 차량을 움직인다.

 

-! !!

 

차량의 유리가 깨지고 에어백이 터진다.

아쉽게도 방화 셔터는 찌그러졌을 뿐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다.

방화셔터 너머의 맑은 공기를 쐴 수 있지만 이미 온 몸에 뒤집어 쓴 가스에 고통스러운 건 다름없었다.

 

-철컥

 

[으억...]

 

신음을 내며 듀크의 수하 팰러딘이 차문을 열고 내린다.

듀크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고 뒤에 탄 트리스탄을 바라본다.

방금 의 충격에 정신을 잃었는지 트리스탄은 얼굴에 피와 땀 지저분한 액체가 섞인 채 쓰러져 있다.

듀크의 수하 팰러딘은 거친 호흡을 하며 벌어진 셔터 바깥으로 몸을 들이민다.

 

[으아!!!살려...!! 크아악!]

 

-철컹철컹

 

고통에 온 몸을 발광을 하며 밀어 대더니 드디어 탈출에 성공한 팰러딘.

땅바닥에 구르면서 맑은 공기를 갈구하며 입을 크게 벌린다.

그때.

팰러딘의 입 안으로 벌 두 마리가 날아든다.

그리고.

 

목을 부여잡으며 눈물을 흘리는 놀란 토끼눈으로 자신이 넘어왔던 방화셔터 건너편을 바라본다.

어느새 킬러비가 이곳으로 와 오른손을 흔들어 댄다.

방독면에 가려진 자신의 기분을 표현할 생각인지 연신 오른손을 흔들어 대는 킬러비.

잘가~라고 말 하는 듯하다.

 

-뻐벅!

-뽀샥!

 

두 번의 폭발음.

머리에서 한번 가슴에서 한번.

 

도망친 팰러딘은 그렇게 완벽하게 수 십 조각의 상체를 흩뿌리며 그렇게 사라졌다.

 

[스읍-쿠우 스읍-쿠우]

 

가만히 지켜보던 킬러비가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한 사내에게 다가간다.

남자는 누군가 자신의 몸에 손을 대자 가슴팍에서 날이 선 회칼을 꺼내어 공중에 휘둘러 대지만, 킬러비의 눈 에는 그저 장님이 허우적거리는 수준.

금새 남자를 제압하고 칼을 뺏어낸다.

그리고 단 한 번의 칼질.

정확하게 남자의 심장에 칼을 꽂아 넣는 킬러비.

고통에 발광하던 남자는 단번에 평안을 찾은 듯 조용해졌다.

피묻은 칼을 들고 이번에는 듀크의 차를 향한다.

열린 보조석으로 고개를 들이밀자 눈물과 피범벅의 듀크가 원망스러운 얼굴로 킬러비를 바라본다.

킬러비가 잠시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길게 호흡을 한다.

 

[스읍-쿠우----]

 

아무래도 엎드린 듀크의 심장을 찾기가 애매 했는지 칼을 들고 그의 목에 가져다 댄다.

상황을 인지한 듀크가 오른손으로 킬러비의 얼굴을 밀어내며 발악을 하지만.

 

-쑤우욱 쯔걱-

 

어느새 날카로운 회칼의 날은 사라지고 듀크의 목에는 피 묻은 붕대로 둘둘 감겨진 회칼의 손잡이 부분만 남아 있을 뿐.

 

[..쿨럭!]

 

-쯔거걱 쑥

-추화학!!

 

기분 나쁜 쇠붙이가 뼈를 건드리는 소리와 칼날이 빠져 나가자 분수처럼 뿜어져 대는 피의 소리.

 

[스읍-쿠우- 스읍-쿠우]

 

그저 말없이 호흡에 열중하며 다음은 트리스탄을 슬쩍 바라본다.

벌의 침처럼 날카로운 공기에 기절을 했던 트리스탄도 금새 깨어났었다.

그러나 이미 육체와 정신은 전투불능.

언제나 귀족으로서 나름 명예롭게 자신의 손을 쓰지 않고 명령만 하던 그에게 오늘의 일은 충격 그 자체였다.

킬러비의 전투 방식은 그저 학살 이었다.

벌어진 방화 문 셔터 덕에 제법 호흡은 안정 되었으나 지금의 몸 떨림은 오로지 킬러비 때문이었다.

 

-푹푹푹푹! 푹푹푹푹!

 

[으악! 으아악!! 꺼커억!]

 

[스읍-쿠우-스읍-쿠우-]

 

킬러비는 트리스탄의 양쪽 허벅지에 수차례 칼을 찔러 넣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트리스탄을 바라보며 트리스탄의 주머니를 뒤진다.

그리고 트리스탄의 외투 주머니에서 베디비어가 먹었던 캡슐을 꺼내 챙긴다.

킬러비는 자신의 가방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cs탄 몇 개를 더 터뜨린다.

 

어느새 정신을 차린 불곰이 몸이 묶인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기는 지옥이었다.

어째서 인지 킬러비가 방독면을 씌어 줬기에 무사 할 수 있었고 이제는 킬러비가 직접 포박한 몸도 풀어줬다.

 

[.....?]

 

[스읍-쿠우-스읍-쿠우]

 

말없이 킬러비는 고개를 까딱거린다.

 

[...!]

 

불곰은 뛰어들어 자신의 일행들을 찾는다.

상철과 멸치 백곰을 데리고 나갈 요량.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르고 발광을 하는 남자들 틈에서 불곰은 행여나 방독면을 뺏길까 노심초사 하며 일행을 찾는다.

저 멀리 멸치와 상철이 보인다.

불곰은 뛰어가 둘에게 외친다.

 

[형님!!접니다. 불곰! 정신 똑띠 차리이소!! 내손 잡고 조금만 참고 나갑시다!]

 

[으억.....불곰..!]

 

[말 하지 말고예!!일단 따라 나오이소!!]

 

불곰은 상철과 멸치의 손을 잡고 출구를 향해 조심스레 걸어간다.

백곰은 어디에 있는지 주위를 둘러보던 불곰의 눈에 도축학살 이 보인다.

얼마나 찔러 댔는지 그 단단한 회칼의 날이 부러지고 무뎌졌다.

킬러비는 고통에 찬 사내들을 하나하나 심장에 한 번씩 칼을 찔러 넣었다.

그러나 몸부림치는 그들 이었기에 가끔은 갈비뼈나 가슴 어깨뼈 등에 칼날이 손상되기도 했다.

그러면 다시 다른 사내의 품에서 다른 회칼을 꺼내면 그만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차장 안의 비명소리도 줄어든다.

 

불곰은 덜덜 거리는 몸을 간신히 이끌고 드디어 방화셔터 앞까지 도착했다.

고통에 신음하는 트리스탄을 그저 슬쩍 흘겨보고는 자신의 형님들을 셔터 앞에 데려다 준다.

그나마 맑은 공기도 cs탄과 섞여 괴로운 건 마찬 가지였으나 출구에 도착한 걸 감지한 상철이 왼손으로 방화셔터를 잡았다.

 

-끼이익! 드드득!텅텅!

 

안드로이드 손을 이용해 입구를 더 넓게 개방한 후 드디어 탈출.

 

멸치와 상철은 온 힘을 다해 뛰어 내려갔다.

 

[우웨엑!! 콜록콜록!]

 

[즈어어....켁켁...헉헉...]

 

둘은 한 층을 뛰어 내려가 맑은 공기가 있는 곳까지 도착했고 바닥에 드러누워 오로지 숨을 쉬는 것에만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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