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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1 흙과불
작성
17.08.01 00:28
조회
217

한바탕 전투가 일어났던 개천.
여기저기 검은 늑대들의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다.
간신히 살아남은 검은 늑대의 팀장만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살핀다.
상체와 하체가 뒤틀리거나 안면이 함몰되어 알아 볼 수 없거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뜯겨진 사지.
얼마나 참혹한 전투였는지 보여주는 듯하다.


[헉...헉...젠장!!! 나이트가 이리도 강했던가....전원 몰살이라니!]


두려움과 수치심이 몰려드는 팀장이 자책하며 몸을 추스르고 베디비어를 바라본다.

역한 피비린내.
그리고 그 가운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간신히 호흡만을 하고 있는 베디비어.


[.......으....]


고개를 숙이고 있는 베디비어의 얼굴에서 핏방울이 떨어진다.


-똑-또-옥


베디비어의 얼굴아래 조그마한 피 웅덩이가 생겨났다.


-끼익!-끼이익!


개천의 위쪽에서 급하게 정차하는 여러 대의 차들.
차량에서 검은 늑대들이 내려 팀장에게 달려온다.
앞서 달려 내려오는 남자의 눈이 커지며 기겁을 한다.


[아...이런 맙소사!!]


처참한 상황을 목격한 남자는 서둘러 팀장에게 달려가 부축한다.


[팀장님!! 괜찮으십니까!! 이게 대체...!]


자신을 부축하는 남자에게 괜찮다는 듯 막아서고 입을 연다.


[후....됐다. 상황 끝났다. 내가 너무 방심했어. 젠장...주차타워에서 그렇게 큰 부상을 입었는데도...]


[모시겠습니다!]


[나는 괜찮아. 그것보다 곧 아침이야. 빨리 상황 정리해. 시체들 수습하고 베디비어는 빨리 본부로 옮겨. 놈의 세포가 부패하기 전에 냉동캡슐로 옮겨야해! 끄응..]


[아...예! 알겠습니다.]


대답은 했지만 남자는 쉽게 베디비어에게 다가서지 못한다.
그저 미동 없이 죽은 듯 보이는 베디비어였지만 그에게서 풍기는 분위기는 여전했다.
주위의 시체들이 그걸 증명하듯 했다.


[어서!! 시간이 없어!]


팀장의 호통에 부하들은 조심스레 베디비어에게 다가선다.
다행이도 의식을 잃은 베디비어는 순순히 그들에게 끌려간다.

팀장은 지친 몸을 이끌고 차량으로 향한다.


그리고 급히 전화를 건다.


[카니스가의 검은 늑대 팀장 베일입니다. 보고 드립니다.]


영상통화 너머로 검정 가운을 입은 남자가 보인다. 사탄그룹의 스미스.


[몸이 많이 상하신 듯 보입니다. 곰 사냥이 제법 힘드셨나 봅니다.]


[예....베디비어를 급속냉동 캡슐에 담아 이송 하겠습니다. 죄송하지만....트리스탄은 놓쳤습니다.]


[아닙니다. 레오가를 돕는 그리즐리가의 베디비어는 그들 중 최강 전투원입니다. 희생이 제법 크셨을 텐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죄송합니다. 루츠그룹의 모든 인원을 동원해 트리스탄을 추적하겠습니다.

]

[아니요! 여기까지! 더 이상 검은 늑대가 노출되면 레오가에서 눈치를 챌 겁니다. 힘들게 이곳에 자리 잡았는데 자칫 잘못하면 레오가에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점은 카니스가의 라울 백작님과도 상의한 일이니 그렇게 해 주세요. 그리고 트리스탄은 어차피 외국인. 성치 않은 몸으로 움직이다 조만간 잡힐 테니 신경 쓰지 마세요. 뒤처리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팀장님은 재정비를 하세요.]


[...그럼 저희는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아...한가지!]


[예. 말씀하십시오.]


[푸산에 남아있을 미하라가의 팰러딘들이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재정비 후 깨끗이 청소 해주세요.]


[예. 이번에는 실수 없이 깨끗이 처리 하겠습니다!]


cut.


푸산역 부근 먹거리 골목.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등이 쌓여있는 쓰레기 수거 장.


-덜그럭.


킬러비가 나중시 에서처럼 여행용 트렁크 가방을 꺼내어 적당한 쓰레기통 위에 올려놓는다.
가방을 열어 타이머를 확인한다.


-02:31-02:30


[휴...하마터면 차에서 터뜨릴 뻔 했군..]


목도리와 모자로 얼굴을 둘러싼 채 주변을 살핀다.
주변에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용 카메라가 있었지만 어째서 인지 잠시 카메라를 의식한다.
그리고 빨리 걸음을 옮겨 카메라의 사각지대에 주차한 자신의 차량에 탑승한다.


[목적지 설정.]


{목적지를 말씀해 주세요.}


[푸산 국제공항.]


{목적지는 푸산 국제공항 경로를 안내합니다.}


빠르게 차량을 몰아 빠져나가는 킬러비

-00:02 00:01 00:00 삐-


-치익-


나중시 에서보다 3배는 더 큰 은색의 보온병 같은 용기에서 무색무취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아지랑이는 빠르게 먹거리 골목과 푸산역 부근으로 퍼져 나간다.


-츠르르 츠르르


가스 분출이 끝나고 언제부터 와 있었는지 벌 모양의 드론 두 마리가 가방을 향해 돌진한다.


-퍼벅! 퍽!


나중시 에서처럼 가방은 쓰레기통 안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내린다.
차량 안에서 영상을 통해 마무리가 되가는 과정을 확인한 킬러비.
차량의 사이드 미러로 멀어져가는 푸산역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후....퀸이시여. 저를 멈춰 주소서...그라티에스...]


어딘가 이중적인 그의 모습.
더 큰 도시에 나중시 보다 더 큰 지옥을 선물한 킬러비가 다음의 타겟인 J국을 향해 떠난다.


cut.


푸산시 루츠종합병원.
긴급 호송된 상철이 이동식 침대에 실린 채 급히 수술실로 이동 중이다.


-드르르륵!


[비켜주세요! 응급 환자입니다!]


[쿨럭! 으흑...!]


구조된 후 응급처치를 받아 정신은 차렸으나 그의 몸 상태는 심각했다.
살기만 한다면 지금의 의학 기술로 손상된 육체는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으나 현재는 고비였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 모르핀 준비하고 혈액 팩을...]


분주하게 수술실로 들어가는 상철을 저 멀리서 누군가 바라본다.
시장의 직접 지시로 병원에 대기하던 경찰관 한명이 시장에게 급히 전화를 건다.


[예. 아무래도 주차타워 붕괴현장 생존자 인 것 같습니다. 이제 막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외국인은 아직...]


[.........]


[예!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cut.


스미스의 오피스텔.


샤워를 마친 스미스가 잔뜩 흥분된 얼굴로 옷을 차려입고 있다.
점잖게 정장을 차려입은 스미스가 패트릭에게 영상통화를 건다.

수 십초 후.


패트릭의 얼굴이 홀로그램 영상에 보인다.
패트릭이 있는 u국은 저녁이 가까워지는 시간.
어딘가로 이동 중인지 패트릭의 뒤로 자동차의 가죽시트가 보인다.


[마스터. 잘 지내셨습니까.]


[오~!스미스! 오랜만이야! 연락 기다리다 서운할 뻔 했다고!]


패트릭이 밝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얼굴을 가까이 댄다.
그의 얼굴이 화면 전체를 차지한다.


[하하....죄송합니다. 보고 드릴게 있어 연락을 드렸습니다.]


[거기 아직 새벽 아닌가? 뭐 굿 뉴스라도 있나보지?]


패트릭의 물음에 밝고 힘 있는 목소리도 답하는 스미스.


[예스. 마스터. 현재 푸산시를 마지막으로 K국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현재 킬러비는 J국을 향하고 있고 약 3주정도의 시간을 두고 다음 작전을 실행하려고 합니다.]


[오~! 그래? 잘 하고 있군. 흐흐흐... 루트교는 어때? 주임주교가 별 다른 반응은 없던가?]


[그의 정확한 속내는 모르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없습니다. 킬러비가 하는 행동에 별다른 간섭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 그 미친 광신도 녀석들이 오히려 원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앞으로의 계획은?]


[K국의 수도를 제외한 남부지역을 시작으로 J국의 국제공항 포인트. 그리고 어느 정도의 틈을 둬 유럽 전역으로 바이러스를 살포할 생각입니다. 아시아와 유럽 간의 긴장감을 조성해 외교적으로 분열을 만든 후 평의회의 중계가 일어나면 종교계를 자극해 서양의 루트교, 동양의 천신교를 선두로 서로 긴장감을 조성할 생각입니다.]


[좋아! 그럼 내가 도울 일은?]


신나는 얼굴로 밝게 묻는 패트릭.


[J국이 마무리 되는 즉시 백신부족으로 필요한 자금 확보를 시작하라고 해 주십시오. 절대 독점 없이 여러 귀족들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의 이름 있는 제약 회사들이 아시아의 국민들을 위해 모든 백신을 소진 했다는 걸 공공연히 알려 이목을 집중 한 뒤 정작 자신의 국민들에게 급히 만드는 부족한 물량에 비싼 값으로 백신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그 분노를 고스란히 아시아에 쏟아내게 만들어야 합니다. 백신의 물량조절은 레오가에서 알아서 잘 할 테니 걱정은 없습니다.]


[그렇지. 큰 판일수록 독점은 일을 그르치는 법이야. 그런데 스미스. 이놈들이 우리가 유전자만 채취하고 따로 더미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원하지 않는 것에 의심을 하지 않을까?]


패트릭의 지적에 가볍게 웃으며 답하는 스미스.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두들 타당하게 생각할 만한 작전을 세팅 중에 있습니다. 그보다 생각지도 않게 요한에게 줄 선물을 준비 했습니다.]


[선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설마... 또 술은 아닐테지?]


패트릭이 장난스럽게 묻자 스미스는 고개를 저으며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답한다.


[레오가에서 나이트를 보냈습니다. 그리즐리가의 베디비어. 그를 가드하는 미하라가의 팰러딘 들을 청소하고 베디비어를 급속 냉동 시켰습니다. 곧 그의 유전자 샘플을 뽑아 U국으로 보내겠습니다.]


[하하하하하!! 스미스! 정말 너는 최고야!!! 역시!! 내가 사람 복이 있어! 그리즐리가의 베디비어라면 귀족들 중 최강의 전투원 아닌가! 그의 유전자라...쓰레기 같은 귀족 놈들... 고상한척 품위 있는 척 온갖 폼은 다 잡더니 뒤에서 몰래 추적을 해? 요한이 아~주 좋아 하겠어!]


패트릭은 광대에 경련이 일어나도록 웃어댄다.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자 자신의 꿈이 한층 가까워짐을 느껴서 일까.


[현재 킬러비는 아슬아슬하게 흔적을 남기며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워리어”라는 음모론자 집단이 그를 추적 하게해 루트교의 만행으로 서서히 밝히게 해서 아시아의 기득권들에게 정보를 흘리면 동양과 서양의 불화에 기름을 끼얹게 될 겁니다.]


스미스의 계획은 무서울 만큼 완벽 했다.


수많은 기득권들 사이에서 그들의 방해 없이 “복제인간 프로젝트”를 진행 하려면 그들이 원하는 명분이 필요했다.


사탄그룹은 전 세계 인구의 유전자 채취를 하고, 레오가 에게는 백신을 팔아 큰돈을 벌수 있는 기회를 주고 평의회의 주요자리를 차지한 서양의 대표종교 루트교 에는 사탄 그룹의 백신 수익금에 대한 지분 전체를 후원금으로 양도해 그들의 종단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는 대신 평의회의 간섭 없이 모든 일을 진행할 적임자를 선발해 일을 진행 해주길 부탁했다.


서양의 대표종교인 루트교는 이 기회를 빌미로 자금을 확보해 평의회의 간섭에 상관없이 대외적으로는 종단의 보안국을 설립해 자신들만의 군대를 만들 계획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미 사탄그룹은 그들이 제네럴 군수회사의 간부들과 평의회의 최고위원등 주요직책에 루트교가 개입 하는걸 인식하고 있었다. 사탄그룹은 루트교가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종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단으로 몰아 극단적으로 기피하는걸 알았기에 이 방법이 통할 수 있었다.


이 기득권들에게 사탄그룹은 오직 연구에만 몰두하며 전 세계인의 유전자만을 원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그 들에게는 엄청난 부를 몰아주어 이 불가능한 계획을 실천 할 수 있었다.  


절대 거부할 수 없는 미끼를 던져주고 자신들의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는 패트릭과 스미스.


모든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K국. 사탄그룹의 K국 대표 스미스는 패트릭이 놀랄 만큼 계획을 진행해 나갔다.  


[완벽해! 지금까지는 퍼펙트야! 큰 프로젝트인 만큼 상황에 따라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자네가 일선에 있으니 그때그때 잘 판단해서 진행해. 내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


패트릭이 매우 만족스런 표정으로 스미스에게 말한다.
스미스도 한껏 업된 표정으로 격식을 차리며 말한다.


[예스. 마스터. 여러 변수를 생각해 이미 백업 작전은 구상해 뒀습니다. 그때그때 완벽한 결과물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좋아! 기대하지!]


오랜만의 통화는 둘을 만족시켰다.


통화를 마친 스미스가 연신 웃어대며 자켓을 벗어던진다.
그가 벗어던진 자켓을 흰색 나이트가운을 입은 여자가 집어 들어 단정하게 펴서 옷걸이에 걸고 옷장에 정리한다.
그리고 웃으며 스미스의 앞에 다가서며 입을 연다.


[무서운 사람 후훗...]


어딘가 낯이 익은 그녀.
워리어의 해커. 화이트.


음모론자 조직의 리더인 브래드를 K국으로 오게 만든 이도 그녀였고 테디 레스토랑의 매출자료 해킹이 어렵다며 브래드 에게 스미스의 도움을 얻게 해 자연스럽게 킬러비의 정보를 흘린 것 도 그녀였다.


이미 익숙한 듯 스미스의 품에 안기는 그녀.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웃는 스미스.


[이봐요 백설지씨. 이렇게 귀여운 얼굴을 하고선...누가 더 무서운 사람일까? 응? 큭큭큭]


비열하게 웃으며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는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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