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인공은 객관적으로 보자면 아주 불우한 친구입니다.
두 가지 특이체질 때문이죠.
하나는 아이큐입니다.
주인공의 아이큐는 84로, 평균치를 낮게 잡아도 그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아주 간발의 차로 경계선 지능 장애의 기준에 미달하는 수준이죠.
이 때문 사회에서 숱한 불이익을 안고 살아갑니다.
저임금 착취 따위의 부당한 대우는 우리 주인공에게 있어 일상에 불과하죠.
작품의 배경이 되는 세계는 근미래입니다.
우리가 아는 모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한 세계.
그 중 가장 비약적으로, 그리고 혁신적으로 발달한 기술은 단연코 가상현실 기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들은 더이상 현실에서 일상을 보내지 않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발달한 가상현실 기술이 만들어낸 가상 세계.
유토피아라 할 만한 그곳에서 이상적인 인생을 살죠.
가상의 인생이지만, 세계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그건 더이상 가상의 인생이 아닌 두 번째 인생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 인생을 갖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아닌 사람.
지구에서 단 한 명만 존재하는 그 사람은 다름아닌 우리의 주인공입니다.
우리 주인공은 가상현실 시스템에 접속이 불가능합니다.
가상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뇌 때문이죠.
그게 바로 주인공이 가진 또 하나의 특이체질입니다.
듣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힙니다.
객관적으로 완벽하게 불우한 인생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주관적으로는 아닙니다.
주인공 스스로가 주관적으로 생각하길, 자신의 인생은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시급 천원을 받아도 마냥 즐겁습니다.
자신같은 놈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행운이라 여깁니다.
시급 천원짜리 직장의 점심시간.
어머니께서 싸주신 평범한 도시락을 먹으며, 고전을 넘어 유물이라 부름직한 게임을 하며 행복을 느낍니다.
남들이 가상현실에서 뭘 하든 좆도 신경 안... 쓰진 않지만 어쨌든, 주인공 스스로가 생각하길 자신의 인생은 분명 나쁘지 않습니다.
시선만으로 사람을 광기로 물들여 자살을 유도하는 흡혈귀.
사람을 양분으로 삼아 성장하는 밀림.
인간의 목숨을 너무나도 하찮게 만들어버리는 초차원적인 현상과 존재들.
그것들을 맞닥뜨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아실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나고,
몇몇분은 아실 맨vs헬이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갖고 있는 결함이라 볼 수도 있는 부분을 개성으로, 나아가 장점으로 느껴지게 하는 이야기 전개와 묘사.
그리고 암울하고 공포스러운 상황을 주인공의 가벼운 느낌으로 유쾌하게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경계선의 있는 세계관, 그리고 도시 괴담을 기반으로 한 초자연 현상들.
아주 특색있는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전개는 답답하지 않고 시원하기까지 하면서도 흥미를 유발합니다.
취향만 맞는다면 이렇다 할 대체제가 없을 작품.
강력추천합니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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