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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천재 DNA, 추천합니다.

작성자
Lv.43 신시우
작성
19.02.07 19:25
조회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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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웹소설 > 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유료 완결

임이도
연재수 :
301 회
조회수 :
4,457,796
추천수 :
150,783

 아, 아. 예문입니다. 추천글을 쓴지가 벌써.... 2018년 10월 17일이 마지막 추천글이군요. 지금이 2019년 2월 7일 오후 6시 정각이니까 3개월 조금 넘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제가 추천글을 쓸 수 있는, 아니 써야하는 작품을 만났습니다. 모두 기립해주십시오. 나 혼자 천재 DNA 입니다.


제약 회사 연구원 류영준의 눈앞에 상태창이 나타났다.

생물학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인공 세포, 로잘린의 상태창.


 근 3개월 조금 넘어가는 시간동안 많은 문피아의 무료 베스트를 읽어봤습니다. 제목이 신박해서, 신선해서 들어가 본 소설들이었죠. 그런데 추천글을 쓰게하는 작품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쓰려하면 저기가 걸리고, 또 저렇게 쓰려고하면 저렇게 걸리고. 제 가슴에서 가리키는 기준은 아주 명확해서, 차마 그 선을 넘을 수 가 없더군요. 그런데 이번에 그 선을 넘은 작품이 나타난 것입니다.



 나 혼자 천재 DNA, 작가 임이도. 현재 연재 수 32편.


 솔직히 제목만 보고서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거의 모든 현대 판타지 소설의 제목은 크게 세가지로 나뉩니다. 회귀자, 망나니, 재벌. 저 세개가 다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어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나 혼자 천재 DNA라는 생뚱맞은 제목의 소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게 뭔가. 한 번 뛰어들어봤습니다.


 그리고 1시간동안 저는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잠깐 나오려다가도 다시 깊이 잠수해버렸습니다. 숨을 참고, 점차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느끼면서, 손가락을 쥐었다폈다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강제적으로 나와야했습니다. 아직 33편이 없었으니까요.


 으아니! 쌰! 이야! 궤에에엑.


 전 뭍으로 올라왔습니다. 해가 지평선으로 넘어가 하늘색이 거뭇거뭇하더군요. 쌀쌀해진 저녁 바람이 저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그제야 느껴졌습니다.



 제가 쓴 추천글을 보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제까지 문피아에서 충격을 먹은 작품은 딱 3가지였었습니다. 기프티드, 머실리스, 신을 만나면 신을 죽이고. 이제 4개로 늘어났습니다. 이 작품으로 말이죠.


 저는 서양 판타지 애호가였습니다. 10년전에는 말이죠. 해리포터, 대런섄, 타라덩컨, 테메레르, 퍼시잭슨 시리즈 등등. 이후에는 한국 판타지로, 무협으로, 신무협, 현대판타지등으로 넘어와서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그다음부터는 한국의 순수문학 소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황정은, 김영하, 권여선, 정용준, 천운영, 김연수, 편혜영 등등. 하지만 순수문학과 판타지 장르의 소설의 지향점은 명백히 다르죠. 그렇기 때문에 둘을 비교하진 않습니다. 다만 제가 판타지 쪽에서 순수문학과 같은 요소를 원하는 건 몆 가지 없습니다.


 첫째는 위트있는 대사.

 여기서 위트가 있다는 건 상황,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들의 유머있고 깜찍발랄한 것들을 말합니다. 절대 움직일 수 없었던 판을 뒤집어 엎어버리는 주인공의 대담함, 많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인 등장인물을 되려 공포에 질리게 만드는 주인공의 과감함. 이런 것들이 읽는 독자를 빠지게 합니다.


 둘째는 적당한, 혹은 아예 쓰지 않는 기호.

 정말 질색하는 것 중 하나인데, 기호가 그렇습니다. 특히 느낌표, 물음표가 2개 이상 붙는 건 싫어합니다. 저는 소설을 읽을 때 항상 주인공들의 가상의 목소리가 지면에 존재하는 대사를 말하는 장면을 뇌내에서 상상하며 읽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느낌표가 !!!!!!! 이렇게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뭐 어떻게 말해야 느낌표가 저렇게 많이 붙어야 하는거야? 물음표도 그렇습니다. 뭐?????? 이건 어떻게 읽어야할까요. 어떻게 뇌내에서 상상해야하는 걸까요. 뒤에 어미를 길게 늘여트려야하는 걸까요. 그리고 물결표. ~~~~~~~ 싫어합니다. 그런데 ~~~?! ~!~!~!~ ~?! 이런 게 지문의 상당부분을 할애한다면?

 와우.


 셋 째는 속도감있는 전개.

 사실 이건 소설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글에 해당하는 사항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현대인들에게는 장황한 설명을 듣는 것을 싫어하거나, 꺼리는 경향이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뭐 어떻게 됐다고? 그들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를 먼저 알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소설은 이 결말을 미리 말해서는 안됩니다. 절대 안되죠! 그럼 이야기가 전개가 안되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가. 기관차처럼 달려야합니다. 한 번 주인공이 이야기를 달리기 시작하면 멈추면 안됩니다. 잠깐 느려질 수는 있지만, 멈추는 건 안됩니다. 기차가 달리기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선로 상태는 괜찮은지, 승객들은 모두 탑승했는지, 기차가 달리기 위한 동력은 마련됐는지, 뒤따라오는, 혹은 먼저 달리고 있는 기차들과의 배차간격은 어떤지, 기타등등. 따지고 들어가면 엄청나게 세세합니다. 다만 소설에서는 그렇게 많이 따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많긴 하지만, 사실 달려가면서 보충해도 될 정도로 그렇게 필수적인 건 아니예요. 그럼에도 필수적인 게 있다면, 주인공에게 능력이 있는가? 주인공에게 명분이 있는가? 정도가 되겠네요. 


 아, 엄청 길게 써버리고 말았군요. 아직 작품에 대한 얘기는 한 줄도 안했는데. 조금만 봐주십시오. 이제 소개할테니까요.


 나 혼자 천재 DNA의 주인공, 류영준은 에이젠이라는 대한민국 제일의 제약회사 연구원입니다. 여자친구에게 실시간으로 차인 대한민국의 29세 남자이기도 하죠. 사실 그가 여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게 된 당위성은 그럴 듯 합니다. 그와 사내연애를 하고 있는 이 여자친구는 현재 그녀의 남자친구와 함께 다니고 있는 회사, 에이젠의 연구소장을 들이받아 골치가 아픕니다. 같이 다니는 동료들도 ‘쟤 남자친구가 걔라며?’ 수군거리는 상황에 있죠. 그녀는 자신이 그런 식으로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고, 성격이 순하고 강아지같아 좋았던 남자친구가 싫어졌습니다. 게다가 들이받은 이유가 연구 윤리때문이라니? 언제까지 그런 고리타분한 전통을 부여잡고 있는지. 그래, 이 참에 헤어지자. 그녀는 가차없이 이별 통보를 내립니다. 류영준은 홧김에 핸드폰을 박살내려 하지만, 액정 값이 그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없는 놈은 화도 쉽게 못 낸다는 사실을 곱씹었던 그는 연구소장에게 개긴 죄로 정직과 부서이동을 발령받았습니다.

 새로 발령받은 부서는 생명창조 부서. 말 그대로 생명을 창조하는, 신의 업적에 도전하는 부서의 이름입니다만, 사실 말만 그럴듯하지 회사에서 나가라고 눈치 주는 찬밥 부서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화장실 앞에 책상 갖다놓고 일하라는 것과 같은 수준인 것이죠. 3일동안 술을 진탕 마시고 출근한 류영준은 생명창조 부서에서 연구하던 로잘린 v4.87 이라는 샘플을 실험실에서 발견합니다. 전문성이 돋보이는 여러 시약들의 명칭이 지나가고, 류영준은 몇가지 시약을 첨부하다 활동이 급격히 사그라들자 글렀다고 생각하고 샘플을 꺼내기 위해 손을 뻗습니다.

 그때! 현미경 아래 재물대에 유리조각이라고 있었는지 손톱 아래에 상처가 생기며 몇방울의 혈액이 로잘린 v4.87에 스며들고, 로잘린 v4.87은 그의 몸속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쓰러집니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방사능 거미에 맞은 피터파커처럼 눈이 맑아지고, 힘이 넘치고, 오잉? 상태창을 봅니다.



 으하하하.



 이게 프롤로그 제외, 2회와 3회의 줄거리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정말, 너무 재밌어서 한 번에 다봤습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재밌지?


 여기서 저의 개똥철학이 나오겠군요. 제 기프티드 추천글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제가 소설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선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럴 듯함입니다.


 다른 말로 핍진성이라고 하는 이 요소는 고대 연극에서부터 이어져온 아주 유서 깊은 요소입니다. 보는 시청자,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를 납득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라고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나 혼자 천재 DNA에는 그럴 듯함이 가득합니다. 이 그럴 듯 함은 무시무시한 전문성에 기초를 두고 있습다.


 주인공의 직업은 제약회사 연구원입니다. 그냥 이렇게 말하면 아리송하지만 화학자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실겁니다. 저같은 일반인은 듣지도, 보지도, 알지도 못했던 엄청나게 긴 이름들의 화학 분자, 화학 분자 구조, 시약의 이름, 원소기호와 아라비아 숫자 기호가 대문자이거나 소문자로 붙어 있는 어떤 것, 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 수많은 명칭들. 아,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은 알아요. 그거 야쿠르트 같은 거잖아요 작가님! 네? 클로로토니스 리무비투스? 프로바이오틱 조성에서 락투바실루스 계열을 2퍼센트씩 줄이고 클로로토니스 리무비투스를 8퍼센트만큼 포함시키라고요? 네?


왓 더


 그런데 이 작가님은 합니다. 그걸 해내요. 심지어 그걸 갖고 재밌는 소설을 만듭니다.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근데 가능하네요.


 7화부터 주인공은 역분화 줄기세포라는 것을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이 줄기세포를 왜 연구하느냐면 장기 이식을 위해서입니다. 이게 가능하면 폐암 환자의 폐를 멀쩡한 폐로 교체할 수 있게 되거든요.  2005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이완 맥그리거,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아일랜드가 생각나는군요. 유수의 권력가, 재력가들이 스스로의 망가진 신체장기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복제인간들에 대한 영화였죠. 무척이나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비교하자면 이 영화속의 발달된 미래에서도 역분화 줄기세포는 실패했다는 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그 재력가들의 유전자를 채취해서 똑같은 복제인간을 만들고, 그 복제인간에게 아일랜드라는 유토피아의 환상을 심어주면서 사실은 그 복제인간을 죽이고 그 장기만 따로 빼내 교체하는, 실로 어마무시하고도 윤리관에 끔찍하게 배제되는 그런 일이 자행될리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주인공은 해냅니다. 장기이식을 받아야하는 환자의 입 안쪽 점막 세포를 채취해서 그 세포를 베아줄기세포로 만들고 그 줄기세포를 장기로 만들면 되는데 그게 이제부터 된대요! 와!


 이건 진짜 말도 안되는 기술입니다. 여기서 이 방법 이전에 가능한 방법은 딱 하나인데, 그 과정은 이렇습니다. 소설에서 설명한 것을 인용해 보자면,


 1. 자의적으로 지원한 건강한 여성에게 호르몬 주사를 약 2주간 놓아서 배란을 유도하고 초음파로 검사한 수 양쪽 난소에서 주사기로 난자를 채취한다.

 2. 건강한 남성 지원자에게 자위를 시켜서 정자를 채취한다.

 3. 익시(ICSI, IntraCellular Sperm Injector)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정자와 난자를 결합해 수정란을 만든다.

 4. 수정란에서 유전물질들을 전부 제거한다.

 5. 환자의 채세포를 얻은 다음 여기서 유전물질들을 채취한다.

 6. 유전물질들이 제거된 수정란에 환자의 유전물질을 집어넣는다.

 7. 파손된 장기 조직으로 배양하거나 세포 상태로 직접 환자의 몸에 이식한다.


 8. 이 과정에서 하나라도 실패하면 1부터 다시.



 허허.



 그래서 어떻게 기적적으로 한 명의 환자를 치료한다해도, 그 뒤에 수만, 수십만명의 환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역분화 줄기세포입니다. 역분화, 라는 명칭 그대로 현재 상태의 세포를 뒤로감기를 하듯이 과거의 상태로 돌려서 초기의 줄기세포로 만든다, 라는 건데 이 또한 먼 미래의 기술이라고 말할정도로 진척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근데 이걸 주인공이 해냅니다! 또 저같은 일반인은 듣지도, 보지도, 알지도 못했던 엄청나게 긴 이름들의 화학 분자, 화학 분자 구조, 시약의 이름, 원소기호와 아라비아 숫자 기호가 대문자이거나 소문자로 붙어 있는 어떤 것, 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 수많은 명칭들이 주르륵 나열하고 지나가더니 짜잔. 완성됐답니다. 아니 이게 재밌다고?



 근데 개꿀잼.



 재밌습니다. 재밌어요. 엄청난 전문지식의 디테일이 저를 파도처럼 덮치는데, 우거거걱하면서 알아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고 그냥 눈으로 인식했다가 3초후에 사라질 길고도 무거운 화학 분자식이 스쳐지나가는데 재밌습니다. 사실 이쯤되면 이런 디테일은 부수적인 것이고 진짜 재밌는 건 작가님의 이야기 전달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제약 회사, 화학, 뭐 이런 것들을 빼고 이야기만 보면 대기업 회사의 이익, 그리고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중소기업, 속된 말로 ‘을’ 을 ‘갑’이 횡포를 부렸고, 그에 주인공이 반발했고, 그러자 정직괴 부서이동을 발령받았고, 새로 발령받은 부서에서 어찌어찌 능력을 얻고 그 능력으로 스스로의 성장, 주변 사람들의 감탄, 세계적인 이슈, 사회적인 파장, 기타등등으로 얻는 카타르시스, 그뿐입니다. 에이, 이런 건 나도 쓸 수 있겠는데? 하지만 나 혼자 천재 DNA에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습니다. 바로 생명공학입니다. 저 같은 일반인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생명공학에 대한 지식을 저같은 일반인도 알 수 있게끔 풀이해서 설명하고, 묘사하고, 표현하고, 그 속에서 주인공들이 고군분투하는 이 아수라장.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작가님이 이 추천글을 보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자리를 빌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좋은 소설,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다만 소설에 잡아먹히지는 않을지, 그것만 염려되어 걱정 하나 남겨놓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많이 많이 연참해주세요. 그리고 언제나 건강 챙기시길. 저희 같은 독자들은 작가님의 기침 한 번에 몸서리치고, 벌벌 떨고 그렇습니다, 예.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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