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트렌드였던 ‘망나니’도 재벌, 판타지, 무협의 탈을 쓰다가 이제 끝물에 가까워졌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동안 망나니처럼 내 마음대로 하며 사는 일상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독자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흔하디흔한 망나니 물의 기본적 골자에 피카레스크라는 장르의 비율을 더하면 카타르시스를 느끼면 사이코패스라 느껴지는 이 글의 기둥이 완성됩니다.
대부분의 장르소설이 추구하는 가치인 카타르시스를 느끼기가 불가능함에 가까울 정도임에도 저는 이 글을 추천하려 합니다.
앙시앵 레짐의 장르는 앞서 말했듯 피카레스크입니다.
피카레스크는 악역이 악을 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를 옹호해서도 안 되지만 더불어 주인공을 매력 있고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갈 수 있게 그려내야 합니다.
때문에 피카레스크는 쓰기 어려운 장르입니다.
그럼에도 피카레스크가 장르로서의 기능을 하는 이유는 이야기의 특성 상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 인간군상에 대한 풍자 더 나아가 인간 자체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한 글을 쓰기 매우 적절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특성 때문에 호불호가 매우 심하게 갈리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현대사회의 소시민의 삶에서 벗어나 이 글의 제목인 앙시앵 레짐, 즉 전제군주정에서의 기득권에 속하게 됩니다.
은유적 표현이 아닌 ‘푸른 피’를 가진 귀족으로 말이죠.
이 ‘푸른 피’는 귀족의 상징이자 동시에 우월함의 상징입니다.
서민인 ‘붉은 피’들과는 확연히 구분되고 이들을 지배하는 훌륭한 명분이 되어주는 장치입니다.
귀족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고, 그들의 힘을 이길 수 없기에 ‘붉은 피’들은 수천 년간 인간 외의 취급을 받아도 귀족에게 복종하며 살아가야만 합니다.
현대 사회의 기준에서 극악에 속하는 이 사회에서 현대 사회의 기준에서 악인 주인공은 ‘자애공’이라 불리며 돌연변이 귀족 취급을 받습니다.
단지 노력과 충성에 대가를 주었다는, 현대사회에서는 너무나 당연하여 위선이라 하는 것도 뭣한 일이 그곳에선 아닌 것이죠.
이렇듯 극악인 사회와 악인 주인공의 대비가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요한 스토리라인입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도 아닌, 주제 넘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을 죽게 한 주인공과,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사회.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극악의 표본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과거 어느 시점에 어디선가 실제로 있었던 일들.
사회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되는 인간에 대한 비판.
앙시앵 레짐을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찬성: 
반대: 
문피아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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