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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제

설명



세상은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

작성자
익명
작성
10.03.20 17:08
조회
3,424

 

호렌 에듀사는 영지의 백성들을 쥐어짜기로 악명이 높은 자였다.

그런 그가 전쟁이 벌어졌을 때 가장 먼저 적과 조우한 것은, 절대 모시던 왕께 충성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는 그저 가진 재물을 짚단에 숨기고 타국으로 망명하려 했을 뿐이었다. 물론 대외적인 이유는 군마에게 먹일 건초를 조달하기 위함이었지만, 그리 하라고 지시한 왕조차도 그가 제대로 건초를 조달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아마도 내분을 일으키거나 배후를 칠 가능성이 있는 그를 일찌감치 보내 버리려는 속셈이었으리라.

그러나 호렌의 나라에서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적군이 왔다. 얄궂게도 호렌이 움직이던 딱 그 경로였다. 다행히 적군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호렌은, 항복하는 척하면서 적의 방심을 유도해 위기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그러나 그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었다. 그가 만난 적은 수가 적긴 해도 적국에서 고르고 골라 보낸 정예였던 것이다. 호렌은 결국 치명상을 입었다. 왼팔은 잘려나갔고, 이마와 눈을 가로지르는 긴 검상을 입어 앞을 보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호렌은 그냥 죽을 순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수레들이 선 곳까지 도망쳤다. 적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와 몇몇 병사들이 그를 쫓아왔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호렌은 이미 자신의 죽음을 각오한 상태였다. 그는 노숙을 준비하느라 피워뒀던 모닥불의 장작개비를 집어들고―덕분에 남은 오른손마저 큰 화상을 입었다―수레들에 불을 붙였다. 자신을 죽인 자들에게 자신의 재물마저 넘겨줄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르는 수레들을 응시하며, 호렌은 광소했다. 그리고 그가 평생을 모은 보화들과 함께 재가 되었다.

아무 피해도 없이 호렌을 무찌른 적의 부대는 호렌 나라의 주부대를 급습하고 교란하는 데 성공했다. 그때를 맞춰 호응한 적의 군사가 물밀듯 호렌의 나라로 치고 들어왔다. 호렌의 나라는 단 열이틀만에 멸망했다. 그리고 가장 큰 공로로 상을 받게 된 에쉬투란 장군이 말했다.

"나는 우리가 이리 쉽게 이길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소. 자신이 죽기까지 건초를 넘기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수레에 불을 붙이는 충신이 있는 나라가, 이리 쉽게 점령당하리라고 누가 예상했겠소."

그 후로 애국에 관련된 교육에는 자신의 몸을 바쳐 건초에 불을 붙인 무명의 영주 얘기가 꼭 등장하게 되었다.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시간 속에 묻혔다.


Comment ' 32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2 10:18
    No. 1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2 14:44
    No. 2

    잘 읽었습니다. 콩트라고 하기에는 약간 읽기 어려운 느낌입니다. 다만 축약으로는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2 15:00
    No. 3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2 19:50
    No. 4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2 19:50
    No. 5

    좀 진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2 20:38
    No. 6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2 22:14
    No. 7

    오~~망명하려다 충신 된 건가요?
    재미있군요.^^
    잘 읽엇습니다. 좋은 결과 있길 빕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2 22:38
    No. 8

    볼만한 작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3 00:14
    No. 9

    주제가,,, 착각은 자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3 20:13
    No. 10

    -.- 참..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4 11:00
    No. 11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4 11:09
    No. 12

    교훈이 있는 내용이군요.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4 17:09
    No. 13

    허허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4 17:41
    No. 14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6 20:02
    No. 15

    아이러니컬한게 참신하게 다가오네요.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7 00:47
    No. 16

    허허.. 웃음이 나오는데요?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7 12:08
    No. 17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
    좀더 바라게 되는건 어쩔 수 없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29 20:32
    No. 18

    세상 일이란 게 오해에 오해가 쌓이게 마련이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3.31 15:15
    No. 19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4.05 11:52
    No. 2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4.06 00:07
    No. 21

    하하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4.06 11:42
    No. 22

    음....뭔가 많이 비는듯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4.06 15:46
    No. 23

    뻔하지만 마음에 드는 글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4.06 22:37
    No. 24

    그렇게 역사의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거지요 잘보고 갑니다.
    그런데 재물이 불에 탄다고 재가 되나요? 돈이었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4.08 20:41
    No. 25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4.11 09:08
    No. 26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4.13 01:42
    No. 27

    나름 볼만한듯...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4.19 20:36
    No. 28

    ㅋ 진실은 저너머에? ㅋ 축하합니다.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0.04.20 10:33
    No. 29

    헌데 결국 건초든 보물이든 빼앗기지 않으려고 태운건 마찬가지 아닌가요?
    자신이 어느 한 의도로 행한 일이 다르게 해석되는 일이야 종종 있는 일 같은데.. 흔히 하는 속담에 '꿈보다 해몽이 좋다'라는 말도 있듯이요.

    호렌의 경우를 통해서 무엇을 풍자하고자 하는지가 딱 맥이 오지는 않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1.03.14 11:09
    No. 30

    와..와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1.04.25 12:13
    No. 31

    좋은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익명
    작성일
    11.04.29 13:15
    No. 32

    앜ㅋㅋ이상해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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